초대형 인공지능 반도체를 만드는 세레브라스 시스템즈가 기업공개(IPO) 조건을 공개했다. 회사는 주당 115~125달러에 2800만 주를 판매해 최대 35억달러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원달러환율 1476.50원을 적용하면 최대 공모 규모는 약 5조1678억원이다. 주관사에 부여된 400만 주 추가 매수 옵션까지 행사되면 실제 조달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성장주 특성상 수요예측이 강할 경우 희망 공모가가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상장 밸류에이션도 공격적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세레브라스 시스템즈의 시가총액은 266억달러, 약 39조2749억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2월 230억달러 가치로 10억달러 투자를 유치했을 때보다 36억달러 높다. 불과 몇 달 만에 기업가치가 한 단계 더 뛴 셈이다.
매출 76% 급증,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이 같은 자신감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 있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즈의 2025년 매출은 2억9030만달러로 전년보다 76% 늘었다. 원화로는 약 4285억원이다. 수익성도 크게 좋아졌다. 1년 전 4억8500만달러 적자에서 879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약 1298억원 규모 순이익에 해당한다.
AI 반도체 시장이 엔비디아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도 세레브라스 시스템즈가 독자적인 성능과 고객 기반을 입증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단순한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실매출과 이익 개선을 보여줬다는 점은 IPO 투자심리에 중요한 변수다.
엔비디아보다 훨씬 큰 ‘웨이퍼 스케일’ 칩 승부수
세레브라스 시스템즈의 대표 제품은 ‘WSE-3’다. 이 칩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B200 그래픽처리장치보다 몇 배 큰 ‘웨이퍼 스케일’ 구조를 채택했다. 핵심 강점은 44기가바이트 규모의 SRAM이다. SRAM은 일반 서버용 D램보다 훨씬 빠른 대신 가격도 비싼 고성능 메모리다.
회사는 WSE-3에 탑재된 90만 개 코어가 온칩 SRAM에 ‘1클록 지연’ 수준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일반 그래픽카드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접근 구조로, AI가 질문에 답을 내놓는 ‘추론’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하다. 최근 생성형 AI 시장에서 학습 못지않게 추론 인프라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레브라스 시스템즈의 기술 포인트는 분명한 차별점이다.
AI 서버·스토리지·스위치까지 묶은 통합 구조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WSE-3 칩을 단품으로만 팔지 않는다. 이를 1.8톤 규모 장비 ‘CS-3’에 탑재해 제공한다. 여러 대의 CS-3를 묶어 클러스터를 구성할 수도 있다. 여기에 보조 장비도 함께 공급한다.
‘메모리X’는 AI 모델이 연산 중간에 생성하는 ‘활성값’을 저장하도록 최적화된 스토리지 시스템이다. 활성값은 연산이 끝나면 바로 버려지는 중간 데이터지만, 처리 과정에서는 대규모로 발생해 병목을 만들기 쉽다. ‘스웜X’는 메모리X와 CS-3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관리하는 스위치다. 일부 데이터를 압축해 저장장치 효율을 높이는 기능도 맡는다.
이는 단순히 AI 칩만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라, 서버와 네트워크, 메모리 아키텍처를 함께 제공하는 통합형 사업 모델에 가깝다. AI 인프라 기업으로서 매출원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오픈AI 대형 계약, AWS 클라우드 진출도 변수
상장 추진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대형 고객 계약이 꼽힌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지난달 오픈AI와 광범위한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상장 신청서를 냈다. 이 계약에 따라 2030년까지 최대 2기가와트 규모 컴퓨팅 용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외신은 계약 규모가 200억달러를 넘는다고 전했다. 원화로는 약 29조5300억원이 넘는다.
회사는 이 계약이 향후 수년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특정 대형 고객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함께 봐야 한다.
클라우드 시장도 새로운 성장축이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오픈AI 계약 발표 몇 주 뒤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WSE-3를 AWS 플랫폼에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AWS 채택은 단순한 유통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도입으로 이어질 경우,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AI 반도체 업체를 넘어 본격적인 인프라 공급사로 입지를 넓힐 수 있다.
세레브라스 시스템즈의 이번 IPO는 ‘AI 반도체 2등주’ 찾기에 나선 시장의 기대가 얼마나 강한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실적 개선, 오픈AI 계약, AWS 협업이라는 세 가지 재료는 분명 강력하다. 다만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려면 앞으로도 대형 수주와 수익성 개선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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