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텐센트홀딩스가 인공지능 에이전트 스타트업 마누스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한 협상에 나서면서, 미국 빅테크의 인수 시도가 중국 규제로 막힌 거래를 중국 자본 중심으로 다시 짜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가 마누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논의에는 젠펀드, HSG 등 기존 투자자 다수와 마누스 경영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서 메타플랫폼이 진행했던 인수를 되돌리는 구조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에서 평가되는 마누스의 기업가치는 메타 인수 당시와 같은 20억달러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미중 기술 갈등 속에서 민감한 인공지능 자산의 소유 구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다. 메타는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 속에 마누스를 인수했지만, 중국 당국이 투자 금지 결정을 내리고 철회를 요구하면서 거래가 막혔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자국의 유망 인공지능 기술이 미국 기업에 넘어가는 데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해왔다.
현재 협상안이 성사되면 텐센트는 마누스의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는 주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회사 전체를 흡수하는 방식은 아니어서 텐센트는 최대주주이면서도 소수 지분 주주로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누스 역시 텐센트에 편입되지 않고 싱가포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방향이 유력하다. 이는 경영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자본 구조는 중국 측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
투자자 구성에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새로운 투자자가 합류할 수 있지만, 미국 벤처캐피털 벤치마크를 포함한 기존 투자자 일부는 이번 거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누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선보이며 세계적 주목을 받은 회사인 만큼, 이번 협상 결과는 단순한 지분 거래를 넘어 인공지능 산업에서 국적과 규제가 기업 가치와 거래 성사 여부를 좌우하는 흐름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핵심 인공지능 기업을 둘러싼 국경 간 인수·투자에서 규제 심사가 더 강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