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상장 채굴사들이 올해 상반기 채굴 연산력을 줄이는 동안 AI·고성능컴퓨팅(HPC) 매출은 빠르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채굴 수익성 중심이던 시장의 관심도 전력, 부지, 냉각, 장기 임대계약으로 옮겨가고 있다.
디에너지맥(TheEnergyMag)은 3일 분석에서 상장 채굴사 표본의 실현 해시레이트가 2026년 상반기 56EH/s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표본 기준 15% 축소로, 같은 기간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 감소폭 10%보다 컸다. 같은 표본의 직접 보고 HPC·AI 매출은 2026년 1분기보다 52% 증가했다.
이 수치는 회사 공시를 단순 합산한 값이 아니라 디에너지맥의 모형 추산이다. 다만 개별 공시에서는 전환의 방향이 확인된다. 아이렌(IREN)은 2026 회계연도 AI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1억2880만 달러(약 1739억원), 비트코인 채굴 매출 5억7820만 달러(약 7806억원)를 공시했다. 회사는 6월 30일 기준 문서에서 비트코인 채굴 하드웨어 철거와 전력 재배치를 시작했으며 2026년 12월 31일까지 AI 클라우드 서비스 전환을 상당 부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비트디어(Bitdeer)는 2026년 6월 기준 AI 클라우드 연간 반복매출(ARR)이 약 7600만 달러(약 1026억원), GPU 가동률이 95%라고 공시했다. 노르웨이 티달(Tydal) 부지에는 일정 조건을 전제로 임대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하이브(HIVE)도 활성·계약 기준 GPU 클라우드 ARR이 약 1억1000만 달러(약 1485억원), 스웨덴 빅 보든(Big Boden) 장기 콜로케이션 투자의향서를 포함한 HPC·AI ARR 파이프라인이 약 1억5500만 달러(약 2093억원)라고 공시했다.
코어사이언티픽(CORZ)은 더 직접적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자에 가까운 구조를 보였다. 회사는 2026년 2분기 기준 임대 고객 전력 용량이 약 1.1GW로 늘었고, 잠재적 계약 매출이 240억 달러(약 32조4000억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2분기 콜로케이션 매출은 1억3667만 달러(약 1845억원)로, 디지털자산 자체 채굴 매출 2154만 달러(약 291억원)를 웃돌았다.
이번 변화는 상장 채굴사의 해시레이트 감소가 앞서 확인됐던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핵심은 채굴사의 실제 연산 능력 감소였다. 이번 자료에서는 줄어든 전력과 설비가 AI 클라우드, GPU 임대, 고밀도 콜로케이션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더 뚜렷해졌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연산 능력을 뜻한다. 채굴사는 통상 비트코인 가격, 채굴 난이도, 전력비, 장비 효율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 반면 HPC와 AI 클라우드는 전력과 냉각 설비, GPU 운용, 고객과의 장기 계약이 매출 구조를 좌우한다.
상장 채굴사의 전환은 단순한 업종 변경보다 자산 활용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 같은 전력 자산이라도 ASIC 채굴기에 연결하면 채굴 매출이 되고, GPU와 장기 임대계약에 연결하면 데이터센터 매출이 된다.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2026년 1분기 보고서에서 공개 채굴사들의 AI·HPC 계약 확대가 매출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했다.
코인셰어스는 2026년 1분기 보고서에서 공개 채굴사들의 AI·HPC 계약 누적액이 700억 달러(약 94조5000억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부 상장 채굴사가 2026년 말 매출의 최대 70%를 AI에서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보고서 기준 추정이며, 실제 매출화는 전력 인입, 냉각, 장비 조달, 고객 계약 이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디에너지맥의 분석도 같은 지점을 짚었다. 반복 HPC 매출은 MWh당 약 86~300달러, 중앙값은 약 180달러로 추산됐다. 임대형 모델은 약 140~200달러/MWh에 모였고, AI 클라우드 매출 밀도는 GPU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운용까지 포함해 더 높게 나타났다. 다만 회사별 회계 방식과 설비 가동 시점에 따라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 반응은 기대와 경계가 함께 나온다. AI 전환에 속도를 낸 채굴사는 반복 매출과 장기 계약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전환에는 대규모 자본 지출과 장비 조달, 전력 인허가, 고객 집중도 문제가 뒤따른다.
시장에서는 채굴사를 비트코인 가격과 난이도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채굴 매출이 줄어도 콜로케이션과 AI 클라우드 매출이 늘 수 있고, 계약이 지연되면 설비 전환 비용이 먼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변화는 해외 채굴주의 단기 재료에 그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냉각·GPU 공급망이 결합된 산업이어서 국내 반도체, 전력 인프라, 클라우드 기업의 수요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다만 이번 자료에서 확인된 수치는 해외 상장 채굴사와 관련 공시에 한정된다.
중국 내수 소재나 중국 매체를 근거로 한 별도 내용은 이번 기사에 쓰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디에너지맥의 분석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코인셰어스 보고서로 확인되는 비트코인 채굴사와 AI 인프라 전환 흐름이다.
아이렌이 제시한 전환 목표 시점은 2026년 12월 31일이다. 이후 채굴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실제 AI 클라우드 매출, 콜로케이션 계약 이행, 기존 채굴 설비 축소 속도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