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9월 10일 미국 증시 마감 후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클라우드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이 실적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 실적 발표와 직전 분기 성적
오라클은 9월 2일 투자자관계(IR) 공시에서 실적 발표 일정을 밝혔다. 콘퍼런스콜은 미국 중부시간 9월 10일 오후 4시에 열리며, 한국시간으로는 9월 11일 오전 6시다.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매출은 192억달러(약 25조7000억원), 클라우드 매출은 99억달러(약 13조3000억원)였다.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93% 증가했지만,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37억달러(약 31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오라클의 직전 분기 실적 발표 자료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가 현금흐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매출과 클라우드 규모는 커졌지만 설비투자 부담이 현금 창출력에 제약을 준 구조다.
◇ RPO 확대와 데이터센터 약정
향후 서비스 제공에 따라 매출로 인식될 잔여수행의무(RPO)는 6380억달러(약 855조6000억원)로 1년 전보다 363% 증가했다. 오라클은 대규모 AI 계약 일부가 고객 선급금이나 고객이 직접 제공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계돼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 부담을 낮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6년 10-K에는 2026년 5월 31일 기준 아직 시작되지 않은 데이터센터 추가 임차 약정이 2600억달러(약 348조7000억원)로 기재됐다. 해당 약정은 회계연도 2027~2029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전력과 관련한 무조건부 구매·기타 의무도 133억달러(약 17조8000억원)에 달했다. RPO가 계약 잔액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임차·전력 약정은 계약 이행을 위해 앞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을 보여주는 항목이다.
대형 AI 인프라 투자가 매출 성장과 함께 장부 밖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앞서 본지가 다룬 AI 약정 관련 보도에서도 제기된 쟁점이다. 오라클 역시 계약 잔액의 규모뿐 아니라 이를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 신용등급 하락과 자금 조달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7월 9일 오라클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췄다. 등급 보고서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자본지출 증가, 불확실한 수익성, 고객 집중도, 약한 잉여영업현금흐름을 하향 조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오라클의 조정 레버리지가 향후 2년간 4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고객 선급금과 고객 제공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방식,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 의무전환우선주 발행, 2026년 200억달러(약 26조8000억원) 규모 주식 발행 계획은 재무 부담을 조절할 요인으로 평가했다.
신용등급 하락은 차입 비용과 자금 조달 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클라우드 성장률뿐 아니라 추가 차입과 주식 발행 계획도 확인 대상이 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현금흐름과 재무 안정성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핵심이다.
◇ 시장 전망은 엇갈려
실적 추정치는 집계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마켓비트는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주당순이익을 1.74달러, 매출을 191억3000만달러(약 25조7000억원)로 제시했다. 차트밀은 주당순이익 1.78달러, 매출 195억3000만달러(약 26조2000억원)를 집계했다.
성장 논리의 중심에는 AI 인프라 계약이 있다. 오라클과 오픈AI는 2025년 7월 발표에서 미국 내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용량 45억와트 추가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오픈AI는 기존 텍사스 시설을 포함해 개발 중인 스타게이트 용량이 5기가와트를 넘고, 200만 개 이상의 칩을 가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규모 계약이 실제 매출과 현금으로 전환되는 속도는 별도 문제다. 데이터센터 임차·전력·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객 사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늦어지면 RPO 증가가 현금흐름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핀볼드는 9월 9일 분석에서 실적 전망과 재무 부담에 대한 시장의 상반된 의견을 소개했다.
9월 8일 뉴욕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162.52달러(약 21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매출과 주당순이익뿐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 성장률, RPO의 매출 전환 속도, 고객 선급금 유입, 데이터센터 약정 자금 조달 계획, 신용등급 방어 방안이 함께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