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시장 안정 조치와 중동발 유가 상승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고금리와 지정학 긴장, 주요국 재정 우려가 겹치며 주가와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9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베센트 재무장관은 국채 바이백 확대가 채권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고 시장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브렌트유는 중동 긴장 고조와 공급 불안 속에 배럴당 97.92달러로 0.95% 상승하며 100달러에 근접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발행 금리는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중국의 8월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본에서는 환율 접근 방식이 변하지 않았다는 당국 발언과 2분기 GDP 상향 조정이 금리인상 전망을 뒷받침했다.
국채 바이백과 유가 상승이 핵심 변수
베센트 장관은 최근 국채 가격 하락이 대규모 부채 우려 때문이라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국채 바이백 확대가 또 다른 형태의 양적완화라는 일부 시각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번 조치는 연준이 과거 시행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변형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시장 안정과 수급 균형 회복이 정책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유가 상승세는 중동지역 긴장 고조와 맞물려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이 후티 반군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불안을 키웠다.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왔다(캐피털이코노믹스). 원유 거래 기업 비톨의 하디 회장은 석유제품 시장에서 공급 부족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재고도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 정권의 불법적인 수송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이란 민간 항공사와 개인, 업체, 기관 등 36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 소유의 무인 잠수함을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은 하산 로하니 전 이란 대통령이 전쟁 지속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강경파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전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출구 전략이 공개 정치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제금융시장, 주가 하락·달러 약세·금리 상승
8일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S&P500지수는 유가 상승과 금리인상 우려로 0.58% 하락한 7673.5를 기록했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미국 증시 영향과 방산 관련주 약세 등으로 0.05% 내린 649.60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70% 하락한 6만5269, 한국 KOSPI는 0.58% 내린 6954.5로 집계됐다. 변동성 지수인 VIX는 15.72로 2.75% 상승했다.
환율시장에서는 달러화지수가 엔화 강세를 반영하며 2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섰다. 달러지수는 98.84로 0.34% 하락했고, 유로화는 1.1624달러로 0.01% 강보합을 보였다. 엔화 가치는 153.98엔으로 0.25% 상승했다. 뉴욕 원달러 환율은 서울 15시 30분 대비 2.4원 내린 1343.2원이었고, 1개월물 NDF는 스왑포인트 -0.35원을 반영해 1339.6원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으로 1bp 오른 4.79%에 마감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가격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 유입 등을 배경으로 2bp 하락한 3.37%를 나타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3bp 내린 2.90%였다. 한국 CDS는 21bp로 전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원자재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97.92달러로 0.95% 상승했다. 중동 정세와 해상 운송 차질 가능성이 유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 가격은 4356.0달러로 1.10% 하락했다. 주가 약세와 유가 상승, 금리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며 위험지표도 상승했다.
미국·영국·중국·일본의 정책과 지표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한 관세 보복을 강화했다. 그는 연방조달청의 다중낙찰계약제도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외하도록 지시했다. 연방조달청 계약 목록 규모는 연간 500억달러 수준이다. 같은 날 캐나다는 2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종전이 확정되면 양국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미국 뉴욕 연은 조사에서는 가계 재정 여건 악화도 확인됐다.
뉴욕 연은의 8월 조사에서 재정 상황이 전년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37.6%에서 38.6%로 올랐다. 향후 1년 동안 재정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비율도 30.3%에서 32.6%로 상승했다. 다만 1년 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13.8%로 2월 이후 최저였고,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3.6%로 보합이었다. 7월 소비자 신용 잔액은 180.6억달러로 전월 145.6억달러보다 증가했으며, 최근 인플레이션이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소비 유지를 위한 신용대출 증가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재무부는 30년물 국채 발행 금리가 5.8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최근 재정 불안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됐다. 중국의 8월 수출은 4014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 전월 24%보다 증가세가 강화됐고, 수입은 2824억달러로 28% 증가했지만 예상치 30%에는 미치지 못했다. 일본 가타야마 재무상은 엔화 강세에도 환율 접근 방식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고, 2분기 GDP 증가율은 1.1%에서 1.4%로 상향됐으며 7월 명목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4.7%로 약 30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현지시각 9일 ECB 라가르드 총재 발언과 중국 8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예정됐다.
해외시각, 9월 변동성 확대와 자금 흐름 주목
9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8월과 달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가 제기됐다(블룸버그). 연준, 일본은행, ECB의 통화정책 결정과 주요국 재정·선거 일정이 이어지며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축소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의 재정건전성 우려, 미중 무역 갈등,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따른 유가 상승도 경계 요인으로 제시됐다.
미국 노동절 연휴 이후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은 고금리 환경 속에 일부 둔화됐다(블룸버그). 발행 규모는 386억달러로 3년 만에 최저였고, 발행 기업 수는 18개로 2020년 이후 최소였다. 통상 노동절 이후는 기업들이 한 해 자금조달을 마무리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인 시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높은 금리 수준이 기업 발행을 소극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채권 약세 분위기가 일부 발행 보류를 초래했고 다음 주에도 유사한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TD증권).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입은 달러화 약세와 수익률 개선에도 기대를 밑돌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 금년 상반기 신흥국에서 1040억달러가 유출된 뒤 7월에는 430억달러가 유입됐지만,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수익률 개선에도 실제 유입 규모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나인티원).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국채금리와 하이퍼스케일러의 고수익 회사채 발행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또 미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의 동조화로 신흥국 증시에 대한 분산투자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중국 위안화 표시 채권 수요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확대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장려하면서 올해 딤섬본드 7863억위안과 판다본드 2316억위안 발행 규모가 약 1조위안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68%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4.7%대로, 스프레드는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은 워시 연준 의장에게 신뢰성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고(로이터), AI 데이터센터 건설 급증은 인력 부족 등으로 비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으며(파이낸셜타임스), AI 확산이 소프트웨어 업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시장 우려보다 작다는 평가도 나왔다(월스트리트저널). 미국이 호르무즈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상황은 이란의 핵무장 강화를 유도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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