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적 분쟁을 종결하면서 XRP가 미국에서 유일하게 규제가 명확한 암호화폐로 자리매김했다. 리플은 합의금으로 5000만 달러(약 710억 원)를 지불하고, SEC는 공개 거래소에서 XRP가 증권이 아니라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리플의 최고경영진인 브래드 갈링하우스와 크리스 라슨이 연루된 이번 소송에서 리플은 당초 1억 2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나, 새로운 합의안에 따라 7500만 달러가 반환되어 5000만 달러만 납부하게 됐다. SEC와 리플은 기존 금지명령을 해제하고 모든 법적 절차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SEC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가 자신들의 법적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신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전략적 방향 전환을 시사했으며, 이번 합의는 리플에만 적용되고 다른 암호화폐 관련 법 집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암호화폐 전문가 파비오 주카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이 "파괴적"에서 "건설적"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여러 암호화폐 소송이 취하된 것이 보다 균형 잡힌 규제 방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식으로 XRP 거래가 크게 활성화됐다. 일일 거래량은 12억 달러에서 42억 달러로 급증했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5월 1일 2.19달러였던 XRP는 8일 2.32달러(일간 9.5% 상승), 10일에는 2.37달러(24시간 2.4% 상승)를 기록했다. 5월 8일 이후 누적 상승률은 11.92%에 달하며, 최근 7일간 7.6% 상승했다.
주카라는 XRP가 미국에서 유일하게 법적 지위가 명확한 암호화폐라는 독보적인 이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관 투자와 기업 채택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리플은 XRP를 활용한 국제 송금과 유동성 솔루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리플의 법적 명확성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 하에 XRP 선물 상품이 출시되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기관들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