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테이블코인 법안 첫 관문서 좌초…민주당, 트럼프 기조에 제동

미국 상원의 ‘2025년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 혁신 법안(GENIUS Act)’이 8일(현지시간) 본회의 사전 절차인 토론 종결 표결(cloture)에서 부결되며 입법화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번 법안은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규제를 명확히 다듬기 위한 초당적 시도로 주목받았으나, 민주당 내 반대로 결국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법안은 공화당 소속 빌 해거티 상원의원이 발의했고, 팀 스콧, 신시아 루미스, 민주당의 커스틴 길리브랜드, 앤젤라 올소브룩스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중심으로 달러의 국제 지배력을 확장하고 복잡한 암호화폐 논쟁에서 벗어나려는 현실적 접근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실제 표결 직전 민주당 의원 다수가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며 흐름이 반전됐다. 민주당 측은 법안 내 자금세탁방지(AML) 조항을 일부 강화한 수정안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암호화폐 사업에 대해 부패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며 법안 통과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절차 무산 직후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민주당 요구는 모두 수용됐지만 결국 협조는 없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GENIUS 법안은 최근 미 행정부 내에서 친암호화폐 태도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도 연결돼 있다. 평소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를 주장해 온 트럼프는 당선 이후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포함하는 디지털 자산 관련 법안을 적극 지지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이런 신호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를 자극하며 법안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으로 번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부결이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명확화에 있어 일시적인 후퇴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초당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던 만큼, 일부 수정과 정치적 조율을 통해 향후 재상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