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창립한 트럼프 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DJT)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동시에 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전체 자산의 75%를 비트코인에, 나머지 25%를 이더리움에 할당할 예정이라며 출시 목표를 올해 말로 설정했다. 그간 비트코인 단독 ETF 출시 구상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두 주요 암호화폐를 하나의 종목으로 담는 형태로 확대한 셈이다.
트럼프 미디어는 보수 성향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디지털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ETF 구상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회사는 이미 지난 3월, 암호화폐거래소 크립토닷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ETF 사업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나서며 본격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소 냉담하다. 트럼프 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는 해당 발표가 있었던 17일(현지시간) 4% 가까이 하락해 19달러 아래로 마감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0% 이상 밀려난 상황이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현재 10만 9,000달러(약 157억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2,600달러(약 375만 원)를 넘어섰다.
이번 ETF 출시 계획은 암호화폐 시장에 또 하나의 정치적 색채가 짙은 접근법을 더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발언을 늘리며 업계와의 친화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정치적 영향력이 해당 디지털 자산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ETF는 일반 주식처럼 증권시장에 상장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상품인 만큼, 트럼프 미디어가 어떤 수탁기관 및 운용사를 통해 규제당국 승인 과정을 거칠지 역시 주목된다. 이번 결정은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의 경계선을 허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정치적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