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프로토콜, DAO 조작 의혹…3200만 달러 유출 논란

크로스체인 브릿지 프로젝트 어크로스 프로토콜(Across Protocol)의 설립자들이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거버넌스를 조작해 약 3,200만 달러(약 445억 원)의 자금을 자신들과 연관된 영리기업 리스크랩스(Risk Labs)로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사실상 프로젝트 생태계의 결정권을 독점하며, DAO라는 이름 아래 사용자들의 신뢰를 악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레이어1 프로젝트 글루(Glue)의 설립자이자 온체인 활동을 추적해온 익명 인물 ‘오글(Ogle)’의 X(구 트위터) 게시물에서 제기됐다. 오글은 "어크로스 프로토콜 핵심 인물들이 DAO 투표를 은밀히 조종해, 자금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영리회사인 리스크랩스에 배정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이름뿐인 DAO'의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해당 논란의 중심에 선 하트 램버(Hart Lambur)는 어크로스와 리스크랩스를 공동 설립한 인물이다. 그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며, 자신의 회사는 케이맨 제도에 등록된 '비영리' 재단 회사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만약 자금이 부정 사용됐다면, 이사인 나에게 직접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램버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설립증명서를 공유하며, 리스크랩스가 주주 없이 신탁책임 아래 운영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해당 인증서를 확인하고, 케이맨 제도의 온라인 공공 등록부를 통해 리스크랩스의 등록을 독립적으로 검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미국 정치인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방향을 선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DAO의 투명성과 신뢰 문제는 업계 내 가장 민감한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DAO 구조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경우, 결국 사용자들의 자산 안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