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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A, 기다릴 것인가 나설 것인가…타이거리서치, 규제 공백 속 금융사 3대 생존 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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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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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는 규제 미비 지역 금융사들이 RWA 시장에서 자국 법제화를 기다릴지,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할지, 해외 시장에 선제 진출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RWA 경쟁력이 제도 정비보다 실행 속도와 운영 역량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며, 실전 경험 축적이 시장 주도권 확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타이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타이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이 2026년 상반기 250억~36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지만, 규제 미비 지역의 금융사들은 시장 선점과 법적 불확실성 사이에서 중대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국 법제화를 기다릴지,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할지, 혹은 해외 시장에 선제 진출할지를 가르는 판단이 향후 RWA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RWA는 토큰화를 통해 이자 지급과 상환 자동화, 결제 기간 단축, 투자자 저변 확대라는 실질적 효율을 입증하며 기관투자자의 관심을 빠르게 끌고 있다. 다만 많은 국가에서는 분산원장에 기록된 권리의 법적 효력과 투자자 보호 체계가 명확히 정비되지 않아, 금융사 입장에서는 사업 추진 자체가 제도 공백과 맞물리는 구조다.

이 때문에 규제가 미비한 지역의 사업자는 세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첫째는 자국 법제화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이다. 리스크 통제에는 유리하지만 초기 시장을 해외 사업자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제한적 실험이다. 다만 조각투자나 제한된 파일럿 중심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정형 증권 기반의 본격적인 RWA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셋째는 해외 시장 선제 진출이다. 제도가 갖춰진 국가에서 디지털 채권 등 상품을 먼저 발행해 운영 이력과 레퍼런스를 축적하는 방식으로, 가장 공격적이지만 실전 경험 확보 측면에서는 가장 유효한 접근으로 꼽힌다.

타이거리서치는 특히 해외 RWA 사업이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기존 금융상품을 새로운 인프라 위로 옮기는 정교한 구조 설계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토큰화는 ‘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발행사는 진출 전 최소 6가지 핵심 요건을 점검해야 한다. 해외 거점 확보 여부, 판매 대상 지역에서의 라이선스 획득 방식, 어떤 자산을 토큰화할지에 대한 판단, 목표 투자자 범위 설정, 결제 통화와 자금 흐름 설계, 그리고 발행 이후 수탁·명부관리·상환·사고 대응까지 포함한 운영 체계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판매 자산의 성격은 실무 난이도를 크게 좌우한다. 채권처럼 구조가 정형화된 자산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지만, 부동산이나 매출채권 등 비정형 자산은 법적 권리관계 검토와 구조화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다. 투자자 설계 역시 중요하다. 통상 미국 투자자를 제외한 역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Reg S 면제를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지만, 미국 투자자를 포함하려면 Reg D 등 별도 요건이 적용돼 구조가 복잡해진다.

결제 통화 선택도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니다. 현지 통화, 달러, 스테이블코인, 도매형 CBDC 가운데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투자자 접근성, 환전 비용, 수탁 구조, 수익성까지 달라질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경우 온체인 정산 속도는 개선되지만 추가 환전과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상품 구조 전체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관할권 선택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미국이 대표적 거점으로 제시됐다. 홍콩은 발행과 유통의 연결 구조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형 토큰이 기존 증권선물 체계 안에서 규율되고, 2026년 4월 SFC 회람 이후 라이선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2차 거래까지 허용되면서 제도적 완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HSBC 오리온(Orion) 같은 인프라도 이미 구축돼 있고, 홍콩통화청(HKMA)의 비용 보조 등 정책 지원도 강하다.

싱가포르는 ‘동일 활동,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 아래 정밀한 법제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갖춘 시장으로 평가됐다. 특히 변동자본회사(VCC)를 활용한 자산 격리 구조가 펀드형 상품 설계에 유리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역외 서비스에도 엄격한 라이선스를 요구해 진입 장벽은 높다. 미국은 2026년 SEC와 CFTC의 공동 해석 이후 자산 분류 명확성이 높아졌고, 시큐리타이즈(Securitize) 같은 수직 통합형 플랫폼을 활용하면 Reg D와 Reg S 구조를 통해 비교적 효율적인 발행이 가능하다고 분석됐다. 블랙록의 비들(BUIDL)은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새로운 거점을 직접 구축하는 정공법 외에 ‘온체인 네이티브’라는 우회 전략도 제시했다. 이는 특정 국가에 물리적 거점을 세우고 현지 라이선스를 처음부터 확보하기보다, 이미 규제 대응 구조를 갖춘 온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발행과 유통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어디서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구조를 짤 것인가’에 있다.

대표 사례로는 온도 글로벌(Ondo Global)과 플룸 네스트(Plume Nest)가 거론됐다. 온도 글로벌은 미국 증권을 온체인화하면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도산격리 특수목적법인(SPV)을 두고 Reg S를 활용해 미국 규제 마찰을 최소화하고 있다. 플룸 네스트는 버뮤다 자회사를 통해 규제 적격 온체인 볼트를 운영하며, 투자자 심사와 소유원부 관리까지 통합해 규제 대응과 온체인 확장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다만 이런 온체인 네이티브 전략은 속도와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는 반면, 설계 복잡성과 운영 부담이 뒤따른다. 관할권 중심 플랫폼보다 디파이(DeFi) 유동성과의 연결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역별로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전통 금융사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기술적 우회가 가능하더라도 법적 검토와 운영 통제는 여전히 필수라는 의미다.

실제 실행 과정은 길고 복합적이다. 보고서는 홍콩 법인을 보유한 중견 증권사가 단기 투자등급 채권을 토큰화해 역외 기관에 판매하는 사례를 가정해, 거점 활용 및 라이선스 검토, 플랫폼 선정, 규제 대응과 상품 설계, 수탁 구조와 온체인 운영 설계, 실제 발행과 사후 검증까지 5단계 절차를 제시했다. 준비 기간만 통상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으며, 구조 설계가 끝나도 결국 투자자 모집과 판매 완료까지 마쳐야 사업이 완결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RWA 사업의 본질이 단순한 발행 기술이 아니라 ‘판매 가능한 금융상품’을 만드는 데 있다는 뜻이다. 명부관리, 이자 지급, 상환, 강제 이전이나 동결 권한의 배분 같은 세부 운영 요소까지 사전에 설계되지 않으면 토큰화 구조는 실전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결국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규제를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보다 가능한 경로를 빠르게 탐색하며 실전 운영 역량을 쌓는 접근이 더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미국의 대형 금융사들이 캔톤(Canton), 솔라나(SOL), 이더리움(ETH) 등 다양한 인프라 위에서 직접 사례를 축적하는 동안, 규제 미비 지역의 금융사들이 머뭇거릴수록 RWA 시장 주도권은 더 빠르게 해외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경고다. RWA 경쟁은 제도 정비의 속도가 아니라 실행의 속도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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