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기술기업 로스텍(Rostec)이 루블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RUBx'와 디지털 결제 플랫폼 'RT-Pay'를 출범하며 자국 내 디지털 금융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RUBx는 실물 루블화 예치금에 1대1로 담보돼 안정적인 가치를 보장하고, RT-Pay는 스마트 계약 기반으로 빠르고 합법적인 결제를 지원한다.
RUBx는 트론(TRON) 블록체인 위에 구축된 스테이블코인으로, 러시아 법률상 채무 약정에 의해 실제 루블화로 담보된다. 로스텍이 전적으로 발행과 운영을 맡아, 법적 안정성과 중앙집중적 통제를 동시에 확보한 구조다. 알렉산드르 나자로프 로스텍 부국장은 "RUBx의 가치는 실제 루블 부채에 의해 보증되며, 완전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갖춘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와 함께 선보인 RT-Pay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 사용자도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이다. 기존 러시아 은행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디지털 월렛 간 송금이나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 자동화 거래가 가능하며, 자금세탁방지(AML)와 중앙은행 규제를 모두 준수하도록 설계됐다. 게다가 플랫폼 소스코드는 깃허브(GitHub)에 공개되며, 글로벌 보안 감사기관 서틱(CertiK)이 보안 검증을 맡는다.
블록체인 확산에 적극 나서는 러시아는 이번 프로젝트 외에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루블'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RT-Pay 및 RUBx의 출시 책임자인 드미트리 슈마예프는 "이번 출시는 산업별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보안성과 기존 금융 인프라와의 유기적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움직임은 국제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가 주권화폐를 이용한 블록체인 생태계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금융망 SWIFT 대안 구축 움직임과 맞물려, RUBx는 국제 결제 시스템 다변화의 핵심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RT-Pay 플랫폼의 규제 준수와 기술적 투명성은 향후 타국과의 협업에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러시아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본격화한 가운데, RUBx와 RT-Pay는 향후 러시아 경제 디지털 전환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자산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러시아 내 블록체인 기술 보급과 웹3 생태계 활성화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