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기업 리플(Ripple)이 최근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공공 행정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길이 열렸다. 지난 7월 초,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리플 본사를 방문해 주요 인사들과 함께 고위급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캘리포니아 브레이크스루 프로젝트(California Breakthrough Project)'라는 새로운 주정부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이 프로젝트는 민간 기술 생태계의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혁신을 공공 분야에 접목해 행정 효율성과 정부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세계 4위 규모 경제이며 현대 기술의 발상지다. 우리는 최고의 인재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는 리플의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라르센(Chris Larsen) 이 외에도 트윌리오(Twilio) CEO 제프 로슨, 벤처투자자 론 콘웨이, 테슬라($TSLA) 전 최고재무책임자 제이슨 휠러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디지털 정책 방향과 기술 협력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사진 속에서는 라르센이 뉴섬 주지사 맞은편에 앉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만남은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아닌, 과거부터 이어진 정책 연속선상의 연장선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미 지난 2022년 5월,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명확한 규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으며, 2023년 10월에는 주의회에서 통과된 핵심 암호화폐 규제 법안을 승인했다. 해당 법안은 당초 2025년 7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기술 인프라 등을 고려해 오는 2026년 7월로 시행 시점이 연기됐다.
이번 리플 본사 방문은 단순한 산업 방문을 넘어서,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암호화폐 업계 간 구체적인 정책 협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블록체인이 기존 행정 시스템을 얼마나 혁신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부-민간 간 기술 융합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