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미국에서 이자 지급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금지하는 ‘GENIUS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들의 공급량은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 가이드라인을 피할 수 있는 구조와 프로토콜 설계 덕분에 에테나 USDe(USDe)와 스카이의 USDS(USDS)가 예상치 못한 수혜를 입고 있다.
디파이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7월 18일부터 현재까지 USDe의 유통량은 약 70%나 늘어나며 94억 9,000만 달러(약 13조 1,911억 원)에 도달했다. 이는 모든 스테이블코인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USDS도 약 23% 상승해 48억 1,000만 달러(약 6조 6,409억 원)에 이르며 전체 스테이블코인 중에서 4위를 기록했다.
두 스테이블코인은 공통적으로 자체 네트워크에 토큰을 예치(staking)하면 수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법안에서 금지한 ‘이자 지급 스테이블코인’이지만, 디파이 프로토콜 구조를 활용한 우회 방식이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직접 제외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사용자들은 해당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여전히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에테나의 거버넌스 토큰인 에테나(ENA) 역시 이런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7월 중순 이후 ENA 가격은 60% 가까이 상승해 현재 0.58달러(약 806원) 수준에 도달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아르테미스(Artemis)의 공동설립자 앤서니 임(Anthony Yim)은 “GENIUS 이후 미국에서 해당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했음에도,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놀라울 정도로 급증했다”며, “GENIUS 시대 이후의 의외의 승자”라고 평가했다.
미국 규제 환경이 강화되는 가운데에서도 암호화폐 업계는 구조적 우회와 글로벌 사용자 기반에 기대어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디파이 메커니즘이 이러한 회색지대에서 어떤 식으로 진화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