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48억 원 규모 웹3 '펌프 앤 덤프' 사기 적발…규제 사각 탈피 신호

웹3 생태계를 괴롭혀온 펌프 앤 덤프(Pump-and-Dump) 사기가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수법은 사이버상 공동 투자 조직이 특정 암호화폐를 집중 매수하며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허위 정보와 과도한 홍보로 투자자들의 진입을 유도하고 대량 매도로 차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남겨진 투자자들은 가치가 급락한 토큰만 손에 쥐게 되며, 이는 사실상 토큰 무가치화로 이어진다.

익명성과 탈중앙화를 앞세운 웹3의 구조는 규제 회피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왔다. 여기에 24시간 돌아가는 비감시 시장이라는 특성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조작 행위는 수년간 처벌의 손길을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암호화폐는 진입 장벽이 낮고, 초단기 고수익을 약속하는 유사 투자 권유가 난무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사법당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 2024년 10월, 국제 공조 작전 '오퍼레이션 토큰 미러(Operation Token Mirrors)'를 통해 총 1,390만 달러(약 348억 7,000만 원) 규모의 자산이 압류되고 총 18명이 기소됐다. 이는 웹3가 더 이상 규제 사각지대가 아니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펌프 앤 덤프는 일반적으로 ▲사전 토큰 발행 ▲SNS 중심의 과도한 마케팅 ▲인위적 매수로 가격 상승 유도 ▲가격이 정점에 도달한 뒤 조직적인 매도라는 네 단계로 실행된다. 이 과정에서 중심 세력은 수익을 쓸어 담고, 일반 투자자들은 쓸모없는 토큰을 떠안게 된다. 보통 이런 토큰은 실질적인 가치가 거의 없어 회복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현명한 투자자는 다음의 조언을 기억해야 한다. '불쑥 들어온 투자 제안에 의심하라', 'SNS 광고는 진정성을 의심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단기간 고수익이라는 말 앞에선 반드시 발을 뺄 것'이다. 웹3의 매력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미성숙한 시장과 범죄 행위가 뒤섞여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