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로(XMR) 네트워크가 최근 51% 공격을 당하면서 주요 거래소 크라켄이 해당 자산의 입금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익명성과 프라이버시 기능을 강조해온 모네로로서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사건이며, 이번 공격이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질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문제는 단일 채굴 풀이 네트워크 전체 해시레이트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중 지불이나 거래 장부 조작 같은 행위를 감행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크라켄 측은 51% 공격 징후를 포착해 지난 금요일 모네로 입금을 일시 차단했고, 이후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현재 해시레이트가 한 개체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크라켄은 모네로 입금에 대해 720회의 확인을 요구하며, 언제든 입금을 다시 중단하거나 처리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의 주체는 AI 모델 AIGarth를 운용 중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큐빅(Qubic)이다. 해당 팀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번 조치가 일종의 실험이었다고 주장했다. 큐빅 측은 "독자적인 합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모네로 채굴을 지배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모네로는 네트워크 보안에 심각한 취약점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어 “모네로 네트워크의 핵심 기능, 즉 프라이버시와 속도, 사용성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작 모네로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사건 발생 이후에도 모네로는 가격에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XMR은 개당 276달러(약 38만 3,64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하루 사이 오히려 약 4% 상승했다.
51% 공격의 위험성은 과거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2019~2020년 사이 이더리움클래식(ETC) 네트워크에 있었던 이중 지불 공세가 있다. 당시 피해 규모는 600만 달러(약 83억 4,000만 원)를 넘었다. 또 다른 피해 사례로는 2018년 비트코인골드(BTG)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약 1,800만 달러(약 250억 2,000만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 들어서는 기술적 발전과 블록체인 구조 개선 덕분에 이 같은 공격은 줄어들었다는 평이 많다. 그러나 이번 모네로 사례는 여전히 일부 네트워크가 탈중앙화 여부와 보안성 측면에서 완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상기시키는 경고로 해석된다. 향후 모네로 팀이 어떤 방식으로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