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월가의 토큰'으로 급부상…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핵심 허브 된다

이더리움(ETH)이 금융 산업의 새로운 기반으로 부상하며 ‘월가의 토큰’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 반에크(VanEck)의 CEO 얀 반 에크는 최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기반의 생태계가 전통 금융 시스템과 스테이블코인 중심 인프라를 연결하는 핵심 허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 에크는 "누군가에게 스테이블코인을 보내려면 상대방의 은행이 직접 처리하거나 다른 금융기관에 위탁해야 한다"며, 금융 서비스업 전반이 스테이블코인을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역할을 맡게 될 승자는 누가 어떤 블록체인 위에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그 중심에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 기반 네트워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GENIUS 법안(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이 지난 7월 18일 제정된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 법은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연방법으로, 투명성과 완전 담보, 금융 시스템 내 안전한 통합을 명시한 것이 특징이다.

법안 통과 직후 시장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기존 320억 달러(약 44조 4,800억 원)에서 360억 달러(약 50조 원)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간에 12.5% 증가한 수치다.

핵심 기업들의 전략 변화도 눈에 띈다. 글로벌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Stripe)는 이미 100개국 이상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 중이며, 자체 1층 블록체인을 개발해 결제 인프라를 통합할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 서클(Circle)은 기업공개 이후 결제 네트워크 CPN(Circle Payment Network)과 USDC 중심 네이티브 블록체인을 공개하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 금융사도 발 빠르게 적응 중이다. 비자는 하루 24시간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는 API를 선보였고, 마스터카드는 거래소 OKX, 결제업체 누베이(Nuvei)와 손잡고 글로벌 USDC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자가 전자지갑에서 직접 결제하고 가맹점은 이를 수령할 수 있게 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그 기반 기술로 부상한 이더리움은 월가의 토큰이란 별칭에 걸맞게 점점 더 제도권 재정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금융 구조의 한계를 메우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규제와 산업 채택의 물결은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