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지원하는 디지털 자산 수탁 업체 조디아 커스터디(Zodia Custody)가 일본 SBI홀딩스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지 2년 만에 해산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의 전략 조정에 나섰다.
조디아 커스터디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SBI와 당사는 각기 다른 우선순위를 갖게 되었고, 이번 결정은 상호 전략적 정렬의 결과"라고 밝혀, 사업 철수 배경이 내부 조율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양사가 공동 설립한 'SBI 조디아 커스터디'는 일본 내 디지털 자산 수탁 시장 개척을 목표로 2021년 출범했으며, SBI가 51%, 조디아 커스터디가 49% 비율로 지분을 나눴다.
SBI 조디아 커스터디는 설립 초기부터 기관 투자자 수준의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 제공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장 확대를 노려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일본 진출을 위한 금융청(FSA) 등록 절차는 끝내 완료되지 못했다. 줄리안 소여(Julian Sawyer) 조디아 커스터디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FSA와의 등록을 위해 준비 중이었으나, 공식 신청서 제출 전 해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철수는 아직 정식 규제 절차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 자발적으로 내려진 셈으로, 규제 미비나 허가 실패가 아닌 전략 선택의 결과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디지털 자산 산업에서 아시아 특히 일본 시장의 변동성과 환경 부담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디아 커스터디는 스탠다드차타드 외에도 노던트러스트(Northern Trust) 등 다수 글로벌 금융기관이 투자한 기업으로, 유럽과 기타 지역에서 입지를 확장 중이다. 이번 일본서의 후퇴가 조디아의 글로벌 전략에 어떤 장기적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