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이더리움의 미래는 저위험 디파이(DeFi)에 있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이를 ‘구글의 검색’에 비유하며, 이더리움이 대중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열쇠는 화려한 유행이 아닌 실용성에 있다고 주장했다.

부테린은 최근 발표한 에세이를 통해, 이더리움이 NFT나 밈코인이 아닌, 결제 시스템, 예금 계좌, 담보 대출 및 인플레이션 연동형 자산 등 신뢰 기반의 금융 인프라에 집중해야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같은 금융 도구는 ETH를 락업시키고 수수료를 발생시켜, 이더리움 네트워크 전반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개념은 단순한 미래 전망이 아니다. 실제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생태계는 수년 간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왔다. 지난 2019년에는 총 예치 자산 대비 손실률이 5%를 넘기도 했지만, 2025년 현재에는 그 수치가 사실상 0%까지 줄어들었다는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구조적으로 보다 안전해졌고, 과도한 위험은 생태계 외곽으로 밀려난 셈이다.

부테린은 “지금의 전통 금융 리스크가 오히려 디파이보다 크다”고 강조하며,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이 현실 금융을 대체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 지수에 연동된 ‘플랫코인(flatcoin)’, 담보 없이 명성과 평판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대출 시스템, 수익형 예측 시장 등 새로운 형태의 저위험 금융 솔루션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더리움에는 세상을 바꿀 혁신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단단한 기반이 필요하다”는 부테린의 메시지는 현재 블록체인 업계의 과도한 기대감과 실적 간 괴리를 재조명하게 한다. 그는 이더리움이 단순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저위험 디파이가 바로 그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