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와츠(David Schwartz)가 최근 사임 발표 이후, 웹 기반 수익화 플랫폼 '코일(Coil)'과 관련한 커뮤니티의 관심에 직접 입을 열었다. 그가 밝힌 현실적인 한계는 XRP 커뮤니티는 물론,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한 사용자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슈와츠에게 코일 프로젝트를 계속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좀 막혀 있다. 문제가 꽤 복잡하다"며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밝혔다. 슈와츠는 이메일 시스템을 예로 들어 설명을 덧붙였고, 코일이 인터넷상의 지갑 주소와 같은 '보편적인 네임스페이스(namespace)'와, 이메일 송수신을 담당하는 SMTP와 같은 '보편적 프로토콜(protocol)'을 결합한 모델을 지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슈와츠는 모든 결제 수단과의 완전한 상호 운용성을 갖춘 보편적 송금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레저 프로토콜(ILP)을 통해 송금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존재하긴 하지만, 각기 다른 결제 방식이 공존하는 현재의 금융 생태계에서는 ILP 도입을 강제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리플은 '페이스링(paystring)'이라는 대안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XRP 원장(XRPL) 주소는 물론, 비트코인(BTC), 인터레저 엔드포인트, 페이팔(PayPal), 질(Zelle) 등 다양한 계좌 유형을 포괄한다. 하지만 슈와츠는 이것 역시 완벽한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에는 자가 보관(self-custody) 방식 외 시스템 간 송금을 차단하는 주요 장애 요소로 규제 장벽이 존재했으며, 현재 이런 문제가 해결됐는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코일은 2023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 구독 기반으로 작동하며, 웹 수익화 전용 API를 통해 창작자에게 실시간 마이크로페이먼트를 전달하는 구조였다. 개발자는 리플 전 CTO인 슈테판 토마스(Stefan Thomas)였으며, 핵심 기술인 인터레저 프로토콜은 그와 함께 만들어졌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CTO 은퇴 이후의 여운에 그치지 않는다.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에서 진정한 '보편 결제 프로토콜'이라는 이상이 왜 실현되기 어려운지를 리플 최고기술자의 언어로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