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생태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리플은 바레인 최대 핀테크 기관 ‘바레인 핀테크 베이(Bahrain Fintech Bay)’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해당 협업은 바레인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리플에게 중요한 입지 확대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공동 프로젝트 수준이 아니다. 양측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시범 사업, 암호화폐 관련 교육 프로그램, 투자자 유치를 위한 지역 행사 개최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협업 모델을 가동할 예정이다. 리플 중동·아프리카 총괄 리스 메릭(Reece Merrick)은 "바레인은 세계 최초로 암호자산을 규제한 국가 중 하나로, 리플의 디지털 자산 수탁 솔루션과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Ripple USD(RLUSD)를 금융기관에 도입할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플의 순항 소식과는 대조적으로 XRP 가격은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XRP는 지난 한 달간 약 6% 하락하며 2.83달러(약 3,938원) 선으로 후퇴했다. 같은 기간, 고래 투자자들이 약 4억 4,000만 개의 XRP를 매도하면서 약 12억 달러(약 1조 6,680억 원) 규모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다. 이는 가격 하락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1백만~1천만 개의 XRP를 보유한 지갑의 전체 보유량은 약 65억 개로, 유통량의 11% 수준까지 줄었다.
이러한 강한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석가들은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XRP가 2.72달러(약 3,786원) 지지선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Mikybull Crypto'는 수 개월 내 4달러(약 5,560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놨다. 또 다른 분석가 ‘CasiTrades’는 XRP가 3달러(약 4,170원)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상승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중앙화 거래소에서의 XRP 순유출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투자자들이 자산을 자가 커스터디로 이전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로, 매도 압력이 줄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 중 하나로 해석된다.
리플의 바레인 진출과 XRP의 가격 조정, 그리고 고래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뒤섞인 현재 상황은, 향후 리플 생태계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복합적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단편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시장 구조 전반과 중동 시장에서의 리플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