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개발 주체 중 하나인 이더리움 재단(EF)이 최근 급작스럽게 약 9,096억 원(6억 5,40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자체 지갑 간에 이체한 사실이 확인되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이동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재단의 자산 운용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해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이더리움 재단은 최근 총 16만 개의 이더리움 토큰을 내부 지갑 간에 분산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서는 해당 토큰 중 일부가 거래소로 넘어가 매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이더리움 재단은 지난달에도 크라켄 거래소를 통해 약 1,390억 원(1만 ETH, 당시는 4,27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매도한 전력이 있으며, 당시 자금은 연구개발(R&D), 기부 및 보조금 지급에 사용된 바 있다.
현재 이더리움 재단이 보유 중인 총 자산은 약 1조 1,505억 원(8억 2,7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대부분이 이더리움으로 구성돼 있지만, 바이낸스코인(BNB), 비트코인(BTC), 아비트럼(ARB) 등의 기타 코인도 소량 포함돼 있다.
한편, 재단의 이번 대규모 이체는 단순한 내부 자산 재배치일 수 있다는 분석과 더불어, 최근 불거진 내부 갈등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더리움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게스(Geth)’를 총괄하는 개발자 페터 실라기(Péter Szilágyi)는 최근 공개한 2024년 보고서에서 재단의 개발자 지원이 미흡하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한 바 있다. 그는 특히 재단이 비탈릭 부테린(Ethereum 공동창업자) 중심으로 운영되며 개발 생태계 전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더리움은 코인베이스 기준 약 4,002달러(약 556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한때 4,113달러(약 572만 원)까지 치솟았으나 일부 이익 실현성 매물에 밀려 조정받는 분위기다. 이더리움은 9월 말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모멘텀 부족으로 상승세가 둔화된 상태다.
이번 이더리움 재단의 대규모 ETH 이체는 단순한 자산 이동인지, 향후 매도를 앞둔 포석인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당분간 재단의 지갑 움직임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