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비판적 보도를 두고, 유명 환경 데이터 분석가인 다니엘 배튼(Daniel Batten)이 강도 높은 반격에 나섰다. 배튼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보도를 "정크 사이언스(junk science)", 즉 과학적 타당성이 결여된 조작된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핵심은 뉴욕타임스가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탄소배출량을 근거로 삼은 '한계 배출량(marginal emissions)' 계산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전기를 추가로 사용할 때 발생하는 추가 탄소배출량만을 따져 전체 환경 영향을 과대평가하게끔 만든다는 것이 배튼의 지적이다.
이번 비판은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실린 동료 검토(peer-reviewed) 논문은 한계 배출량 접근법이 실제 상황을 왜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태양광 패널로 생성한 전력이 낮 시간대 기존 청정에너지원을 대체할 경우, 운용 주기 전체에서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들지 않아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
배튼은 이 모델을 비트코인 채굴에 그대로 적용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의 실제 탄소 배출은 이렇게 간단히 추정할 수 없다”며 “채굴에 소모되는 추가 메가와트시(MWh) 대부분이 반드시 화석연료에 의해 생산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발전소의 잉여 전력, 즉 계통에 편입되지 못해 버려지는 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간과한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이를테면 낮 시간에 생산된 태양광 전력이 사용되지 않으면 낭비되는데, 이 에너지를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할 경우 오히려 에너지 효율이나 지속 가능성 면에서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비판은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비트코인 찬성 입장을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명하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환경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채굴 산업과 이를 둘러싼 담론 역시 다시금 정치적·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통해 환경 데이터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정치적 프레임과 조작 가능성의 변수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배튼의 주장은 일방적 데이터 해석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블록체인과 환경의 상생 가능성을 되짚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