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 업계가 다시 한 번 치열한 경쟁 국면에 돌입했다. 최근 반감기 이후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구조에서 ‘중형 채굴 기업’들이 해시레이트 실현 면에서 대형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기술력과 자본으로 시장을 장악해온 대형 채굴업체들에 중소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암호화폐 리서치 기관 더마이너매그(The Miner Mag)가 내놓은 최신 자료에 따르면, HIVE 디지털(HIVE Digital), 비트디어(Bitdeer),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 등 상장 마이너 기업들이 최근 들어 실현 해시레이트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의 인프라 투자 끝에, 마라홀딩스(MARA Holdings), 클린스파크(CleanSpark), 강고(Cango) 등 주요 채굴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실제로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현재 전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시장 지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반감기를 기점으로 채굴 난이도와 보상이 동시에 급락하면서 효율적이고 유연한 운영 전략이 생존 변수로 떠오른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의 급성장은 채굴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공격적인 자금 조달과도 맞물려 있다.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총 부채는 불과 1년 전 21억 달러(약 2조 9,190억 원)에서 최근 127억 달러(약 17조 6,530억 원)로 폭증했다. 고도화된 채굴 장비와 저전력 솔루션 확보를 위한 자금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으며, 업계 전반에 걸쳐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시장의 판도가 흐트러지고 있는 가운데, 규모와 자본만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기존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후발주자들이 기술 역량과 운영 효율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며 채굴 시장의 지형 재편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