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 산업이 점차 재편되고 있다. 지난 4월 반감기 이후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중위권 채굴업체들이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상위 몇 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던 구조에서 보다 평평한 경쟁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채굴 분석 기관인 더 마이너 매그(The Miner Mag)에 따르면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 비트디어(Bitdeer), 하이브 디지털(HIVE Digital) 등 소위 ‘2군 그룹’으로 불리던 업체들이 지난 수년간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실현 해시레이트(realized hashrate)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로써 종전까지 선두를 유지해온 MARA 홀딩스(MARA Holdings), 클린스파크(CleanSpark), 캉고(Cango)와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더 마이너 매그는 최신 주간 리포트에서 “2024년 반감기 이후 중위권 상장 채굴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급상승하며 과거 후발주자로 분류됐던 이들이 빠르게 주류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여전히 MARA 홀딩스, 클린스파크, 캉고는 상장 채굴업체 중 상위 3개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그 뒤를 쫓는 IREN, 사이퍼, 비트디어, 하이브 디지털이 전년 대비 실현 해시레이트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유력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 이들 주요 채굴 기업들이 2024년 9월 달성한 총 실현 해시레이트는 326 엑사해시(EH/s)에 달한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 기준으로는 약 3분의 1 수준에 해당하며, 공적 보고 의무를 가진 상장 채굴 업체들이 비트코인 해시 파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 채굴 시장이 대형 중심 구조에서 점차 분산화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규모 자본력을 앞세운 상위 소수 기업이 아닌, 기술 투자와 확장을 통해 실질 성과를 증명한 중견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 질서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