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tech가 아이카(Ika) 네트워크 기반 지갑 프로토콜을 AI 에이전트와 탈중앙 애플리케이션용 분산 서명 인프라로 확장했다. 지갑을 특정 서비스가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분산 서명과 권한 제어를 결합한 프로토콜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human.tech는 24일 보도자료에서 월렛 애즈 어 프로토콜(Wallet-as-a-Protocol·WaaP)을 아이카 기반 ‘스퀴드 모드(Squid Mode)’와 연결해 소개했다. WaaP 공식 사이트는 Squid 계정이 아이카 네트워크와 함께 2PC-MPC 방식으로 서명한다고 설명한다.
2PC-MPC는 서명 권한을 두 부분으로 나눠 어느 한쪽도 단독으로 거래를 승인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WaaP 구조에서는 서명키를 WaaP 인프라와 아이카의 분산 검증자 네트워크가 나눠 갖는다. 에이전트나 단일 서버가 키 전체를 보유하지 못하게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표의 초점은 일반 지갑 서비스 경쟁보다 AI 에이전트의 권한 관리 문제에 맞춰져 있다. human.tech 공식 문서는 AI 에이전트가 개인키나 원시 API 키를 직접 보유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적었다. 에이전트는 WaaP 지갑을 통해 거래하고, 중요한 행위는 검증된 인간의 승인과 사전 설정된 권한 범위 안에서 처리된다.
human.tech 문서는 이 구조를 △위임형 수탁 △자격증명 분리 △사람 승인 △범위 제한 권한으로 설명한다. 에이전트가 결제, API 호출, 자동화 작업을 수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자금 이동 위험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정책 문서가 아니라 프로토콜 단에서 제한을 강제한다는 점을 앞세운다.
아이카와 human.tech의 결합은 새로 등장한 일회성 제휴가 아니다. 양측은 2025년 10월 22일 WaaP를 처음 공개하며 지갑 서명과 접근 제어를 분산 네트워크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이카는 2PC-MPC 서명 레이어를, human.tech는 기존 월렛 애즈 어 서비스(Wallet-as-a-Service·WaaS)의 수수료, 락인, 파편화 문제를 대체할 지갑 인프라를 내세웠다.
WaaS는 통상 기업이 이용자 지갑 생성과 관리 기능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모델이다. 반면 WaaP는 하나의 사업자가 지갑을 완전히 관리하는 구조보다, 여러 주체가 서명과 접근 제어를 나눠 맡는 프로토콜형 인프라를 지향한다. AI 에이전트가 자금과 권한을 다루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이런 통제 구조가 더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수치에는 차이가 있다. human.tech 공식 문서는 8월 7일 기준 4300만개 이상 자격증명 발급, 200만명 이상 검증 인간, 5억 달러(약 6925억원) 이상 보호 자산을 제시했다. 반면 보도자료 재배포본은 5100만개 자격증명, 210만 계정, 5억1200만 달러(약 7091억원) 보호 자산을 적었다.
상향된 수치의 산정 기준과 변경 시점은 별도 문서로 확인되지 않았다. 기사화 단계에서는 공식 문서 수치와 보도자료 재배포본 수치를 구분해 읽을 필요가 있다. 운영 지표가 빠르게 변하는 서비스라 해도 기준일과 산정 방식이 다르면 같은 수치처럼 병치하기 어렵다.
지원 체인 표기도 일부 다르다. WaaP 공식 사이트는 멀티체인 지원 항목에서 EVM, 스텔라(Stellar), 수이(SUI)를 언급한다. 보도자료 재배포본은 EVM, 수이, 솔라나(SOL)를 적었다.
아이카가 솔라나용 브리징리스 자산 제어 레이어를 별도로 발표한 이력은 있다. 다만 이번 지갑 프로토콜의 공개 제품 페이지와 보도자료 문구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 솔라나 지원 범위가 WaaP 제품 안에서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지는 추가 공지가 필요하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의 한 갈래로 볼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알고랜드의 x402 정산 증가](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85784)와 [레인 AI 결제연합 출범](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2594)을 통해 에이전트가 결제와 권한을 다루는 방식이 크립토 업계의 별도 실험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그 흐름에서 지갑 권한과 서명 구조를 전면에 둔 사례다. x402나 에이전트 결제연합이 결제 메시지와 정산 절차에 초점을 맞췄다면, WaaP는 에이전트가 자금 접근 권한을 어떻게 위임받고 제한받는지를 다룬다. 결제 실행 전 단계의 통제 장치에 가까운 셈이다.
공개 반응은 프로젝트 계정과 인접 커뮤니티 중심으로 확인됐다. WaaP와 human.tech 계정은 2PC-MPC 구조와 에이전트 지갑 메시지를 반복해 확산했다. 독립 매체의 심층 검증이나 대규모 개발자 채택 지표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human.tech는 AI 에이전트가 개인키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사람 승인과 범위 제한 권한 안에서 행동하는 구조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향후 관건은 보도자료의 확장 서사가 실제 사용량, 보안 검증, 지원 체인별 제품 구현으로 이어지는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