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제로와 안드리센호로위츠가 영지식 증명 시스템의 다항식 커밋 계층을 격자 기반 구조로 교체한 아키타(Akita)와 래티스 졸트(Lattice Jolt)를 공개했다. 레이어제로가 제시한 아키타의 증명 크기는 65~80KB다.
레이어제로는 9일 공식 블로그에서 아키타를 후양자 보안을 겨냥한 다항식 커밋 방식으로 소개했다. 다항식 커밋은 영지식 증명 시스템이 계산 결과를 검증할 수 있도록 정보를 묶고 증명하는 핵심 구성요소다. 레이어제로는 아키타의 증명 크기가 기존 후양자 방식보다 2~8배 작다고 밝혔다. 레이어제로 공식 발표
안드리센호로위츠는 같은 날 기술 문서에서 기존 졸트(Jolt)의 타원곡선 기반 다항식 커밋 방식 도리(Dory)를 아키타로 교체한 래티스 졸트를 공개했다. 래티스 졸트는 Module-SIS 가정에 기반하며 128비트 보안 수준을 목표로 한다. 안드리센호로위츠 기술 문서
안드리센호로위츠는 래티스 졸트의 증명자와 검증자 처리 속도가 기존보다 2~3배 빠르고, 증명 크기는 100KB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어제로가 제시한 아키타의 성능 수치는 졸트 대비 증명 속도 2~3배 개선과 메모리 사용량 약 2배 감소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동일한 노트북에서 래티스 졸트가 초당 200만 회 이상의 RISC-V 사이클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애플 메탈을 사용하면 초당 1000만 회 이상의 처리량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성능 개선의 배경으로는 기존 졸트가 사용하던 256비트 유한체 대신 더 작은 유한체를 사용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유한체는 암호 연산에서 덧셈과 곱셈이 정의된 수의 집합으로, 다항식 커밋과 영지식 증명 계산에 활용된다.
이번 협력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의 거래 서명 체계를 직접 바꾸는 작업은 아니다. 아키타는 영지식 증명 시스템 내부의 다항식 커밋 계층을 교체하는 도구로, 공개된 내용만으로 주요 블록체인의 지갑 서명이나 합의 알고리즘이 양자내성 구조로 전환됐다고 볼 수 없다.
양자 위협이 장기 과제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기존 타원곡선 암호에 대한 우려가 있다. 2026년 9월 공개된 연구 논문은 물리적 큐비트 2만 개 안팎을 갖춘 오류보정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secp256k1 타원곡선 문제를 약 25.7일에 풀 수 있다고 추정했다. 관련 연구 논문
다만 해당 추정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하드웨어와 특정 조건을 전제로 한다. 연구 논문은 한 번의 시도에서 성공할 확률과 하드웨어 조건을 별도로 제시하고 있어, 실제 공격 시점이나 실행 가능성을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영지식 증명은 계산에 사용된 전체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도 계산이 올바르게 수행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술이다. zkVM은 프로그램 실행 결과를 영지식 증명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만든 가상머신이며, 졸트는 RISC-V 프로그램 실행을 증명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다항식 커밋 계층은 이 과정에서 증명 대상인 다항식 정보를 묶고, 검증자가 필요한 값이나 계산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아키타는 이 계층에 격자 기반 암호 가정을 적용해 기존 타원곡선 기반 구조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번 공개는 블록체인 전체의 양자내성 전환보다 영지식 증명 인프라의 암호 구성요소를 바꾼 사례에 가깝다. 앞서 보도된 아키타의 양자내성 다항식 커밋 출시 사례와 래티스 졸트 공개는 같은 기술 변경을 각각 다룬 후속 발표다.
레이어제로와 안드리센호로위츠는 각각 아키타와 졸트 관련 구현 코드를 공개했다. 졸트 저장소에는 아키타 관련 모듈이 추가됐고, 레이어제로도 아키타 구현 코드를 공개했다. 졸트 GitHub 저장소와 아키타 GitHub 저장소에서 구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안드리센호로위츠는 래티스 졸트에 영지식 기능을 추가하는 동반 논문을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개 버전이 프라이버시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춘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발표의 성능 수치는 레이어제로와 안드리센호로위츠가 공개한 자체 기술 자료에 기반한다. 다른 하드웨어와 작업 조건에서 같은 결과가 재현되는지, 후속 영지식 기능이 실제 프라이버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수 있는지는 추가 공개와 검증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