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기본 단위를 보다 직관적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최근 등장했지만,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이 제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개발자인 존 카르발류(John Carvalho)는 지난 4월 23일, 사토시(satoshi) 개념을 아예 삭제하고 기존 2,100만 개의 비트코인 공급량을 21경 단위로 쪼개는 BIP-177 수정안을 제안했다.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최소 단위로, 비트코인 1개는 1억 사토시로 구성돼 있다.
해당 제안은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개발자 지미 송(Jimmy Song)이 제안한 '비트(bits)' 단위를 계승한 형태다. 당시 송은 0.000001BTC를 하나의 비트로 지정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르발류는 소수점 문제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방식이라며,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의는 최근 블록(Block Inc.)의 최고경영자 잭 도시(Jack Dorsey)의 발언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도시는 지난 5월 18일 X(구 트위터) 게시물에서 "비트코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사토시는 너무나도 혼란스럽다"고 지적하며, “비트 단위가 더 낫고, 그냥 비트코인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파이럴(Spiral)의 제품 책임자 스티비 리(Stevie Lee)도 이에 동의하며, 사토시에 대한 인지도가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초보자들이 사토시 단위를 별도의 토큰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며, 사용자는 단순히 '비트코인’을 보내고 받기를 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스완 비트코인(Swan Bitcoin) 최고경영자 코리 클립스텐(Cory Klippsten)과 바이트페더럴(Byte Federal) 제품 디렉터 미셸 위클리(Michelle Weekley)는 기존 구조가 오히려 직관적이라고 반박했다. 위클리는 X를 통해 “달러의 센트를 이해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사토시도 이해할 수 있다”며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칭 비트코인 컨설턴트 마그달레나 그로노브스카(Magdalena Gronowska)는 이 변화가 오히려 예기치 못한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녀는 “비트코인의 단위가 갑작스럽게 바뀌면 가격이 폭락한 것처럼 보이거나, 공급량이 급증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사토시 단위 개편 논의는 사용성과 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보다 대중 친화적인 접근 방식을 고민하는 가운데, 보수적인 입장과 급진적인 변화 사이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