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혹해 링크를 클릭하는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됐다. 텔레그램 단톡방, 가짜 교수, 엉터리 재테크 강의, 그리고 결국엔 사라져버린 수천만원까지.
최근 SNS를 중심으로 ‘급등주 무료 증정’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시작해, 가짜 암호화폐 거래소 가입을 유도하는 사기 수법이 활개치고 있다. 실제로 한 피해자 A씨는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링크를 클릭한 후, ‘이모 교수’와 ‘정 비서’가 운영하는 텔레그램방에 초대됐다.
텔레그램에서 제공된 재테크 강의는 꽤나 본격적으로 보였다. 매일 출석만 해도 가상 자산을 받을 수 있다며 참가를 유도했고, 몇 달 간 A씨는 이 수업에 꾸준히 참여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결국 그는 ‘이 교수가 인정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업체’라는 말에 속아 가짜 암호화폐 거래소 홈페이지에 가입하게 됐다.
거래소 사이트에는 이미 수억원의 수익을 올린 듯한 숫자가 보여졌고, A씨는 코인 선물거래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짜 거래소 측으로부터 "계좌가 마이너스 상태가 됐고 9천만 원을 추가 입금해야 한다"는 황당한 연락을 받게 됐다. A씨는 이를 순순히 입금했고, 그 이후 ‘이모 교수’는 연락이 두절됐다.
금융감독원은 1일 이 같은 유형의 사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이들 사기범은 스스로를 ‘교수’나 ‘전문가’로 칭하며 강의나 자료를 통해 신뢰를 쌓고, 출석만으로도 ‘현금화 가능한 코인’을 준다고 속인다. 특히 SEC 라이선스 보유라든가 해외 기관 등록 정보 등을 조작한 자료로 더욱 믿음을 심어주는 방식이다.
이후 ‘수익을 출금하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하고, 입금이 완료되면 그대로 사라지는 전형적인 수법이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누구든 ‘무료 재테크’, ‘출석지원금’, ‘급등주 제공’ 등을 내세우며 접근할 경우 일단 의심하고,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특정 암호화폐 거래소로 유도하는 행위에는 절대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입금 계좌가 업체 명의가 아니라 제3자 명의일 경우, 대포통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입금을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치밀해지고 있는 암호화폐 금융 범죄에 속지 않으려면, 유혹적인 광고를 보더라도 '일단 의심하기'를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