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는 가운데, 솔라나(SOL)의 단독 상품보다 XRP이 먼저 주류 ETF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ETF 전문 분석가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는 최근 그레이스케일의 멀티 코인 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펀드에 포함된 XRP가 조용히 ETF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목할 점은 이른바 '숨은 경쟁자'인 그레이스케일 디지털 대형주 펀드(GDLC)다. 이 펀드는 2018년부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솔라나, 카르다노(ADA) 등 주요 암호화폐에 분산 투자해온 상품으로, 이미 시장 내 신뢰와 운용 이력을 축적하고 있다. GDLC는 2023년 10월 ETF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고, SEC는 2024년 말 이를 공식적으로 접수한 바 있다.
GDLC의 현재 자산 구성은 비트코인이 78.7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12.40%, XRP 4.86%, 솔라나 3.04%, 카르다노 0.93% 순이다. 자산 포트폴리오가 단일 토큰 ETF와 달리 다양한 종목에 분산돼 있어, SEC 심사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구조*로 평가받는다. 특히 전체 펀드의 5%를 차지하는 XRP는 ETF 전환 시 자연스럽게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독립적인 XRP ETF가 승인을 받지 않아도, 결과적으로 XRP가 규제 장벽을 넘는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그레이스케일 GDLC처럼 여러 종목을 담은 멀티 에셋 ETF는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보고에 따르면 솔라나와 라이트코인(LTC) ETF는 90%, XRP는 85%, 카르다노와 폴카닷(DOT)은 75%의 승인 확률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통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블랙록(BlackRock)과 피델리티(Fidelity) 같은 대형 운용사는 XRP ETF나 알트코인 ETF 관련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첫 승인 사례가 나오면, 후속 진입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TF스토어(The ETF Store)의 네이트 제라시는 SNS를 통해 “GDLC가 솔라나 ETF보다 먼저 승인받을 수 있으며, 이 펀드는 XRP와 카르다노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방향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XRP는 별도의 상장지수 상품으로 주목받지 않고도 ETF 시장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키울 전망이다. 이는 XRP에게 있어 대형 자산운용사가 아니라도 유력한 우회 진입로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