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움직임 없던 ‘비트코인 고래’들이 최근 대규모 자산 이동에 나서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2011년 약 100원 수준에 매수한 비트코인(BTC)을 수천억 원 규모로 옮기기 시작해 빠르게 주목을 받았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에 따르면, 2011년 4월에 생성된 ‘12tLs’ 지갑이 지난 4일 무려 1만 BTC(약 1조 3,900억 원)를 이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0.78달러(약 110원)에 불과했다. 지난 14년간 한 번도 거래되지 않고 잠자고 있던 이 지갑이 갑자기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이어 같은 날, 또 다른 고래 지갑 두 개가 추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bc1qm’과 ‘1GcCK’ 주소로 알려진 이 지갑들 또한 각각 1만 BTC(약 1조 3,900억 원)를 전송했다. 총 이동된 비트코인은 약 3만 BTC(약 4조 1,700억 원)에 이르며, 같은 해 같은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온 지갑들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지갑은 모두 비트코인을 13년 이상 보유해온 것으로, 현재 시세 기준으로 무려 1,300만%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셈이다. 이런 고래의 움직임은 장기 투자자의 시장 전략 전환 신호로 읽힐 수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장기간 보유한 비트코인 보유자들까지 시장 참여에 나설 수 있다는 하나의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과거 지갑들이 깨어나는 현상이 포착됨에 따라, 다음 시장 사이클의 방향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