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지르엑스(WazirX)의 해킹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만에, 니샬 셰티(Nischal Shetty)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복구 계획을 공개했다. 블록체인 커뮤니티 안팎의 오랜 침묵 끝에 발표된 이번 계획은, 원금 손실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용자들에게 자금 분배 재개라는 희망적인 가능성을 다시 안겨주고 있다.
셰티는 최근 SNS 플랫폼 엑스(X)를 통해, 2억 3,000만 달러(약 3,197억 원) 규모의 해킹 사고 피해 복구에 대한 수정된 구조조정안을 싱가포르 고등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초기 복구 계획은 규제상의 문제로 기각됐지만, 이번 계획은 이전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은 단, 새로운 계획에 대해 채권자들이 다시 한 번 투표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검토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정안의 핵심은 자금 배분 주체 변화다. 기존에는 싱가포르 기반 업체 제타이(Zettai)가 분배를 맡기로 했지만, 새로운 계획에서는 인도 현지 법인 잔마이(Zanmai)가 직접 수행할 예정이다. 잔마이는 와지르엑스 INR-암호화폐 환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 금융 규제를 준수하고 있는 등록 법인이다. 셰티는 “기존보다 규제와 절차의 투명성이 확보돼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셰티에 따르면, 채권자 투표 이후 수주 이내로 자금 분배가 시작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일시와 세부 절차는 곧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1년 동안 수차례 희망 고지를 들은 사용자들에게는 익숙한 ‘되풀이된 약속’이라는 회의론도 뒤따른다.
지난 2024년 7월 대형 해킹 사건은 와지르엑스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 단순한 해킹 피해뿐 아니라 이후의 대응 과정에서 소통 부재, 대응 지연, 사용자의 자발적 투자 유도 시도 등이 비판을 받았다. 일부 유저는 플랫폼 재개를 위해 자금을 추가 기부해야 한다는 압박까지 받았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그런 가운데 이번 계획은 와지르엑스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법적으로 등록된 잔마이의 참여는, 사용자들과 규제 당국 모두에게 플랫폼이 다시금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채권자 투표의 결과다. 승인을 받을 경우 와지르엑스는 인도 최대 규모 해킹 피해 사건을 딛고 정상화를 향한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반면, 또다시 계획이 부결될 경우 와지르엑스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