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와 글로벌 분산 검증 기술(DVT) 개발사 오볼 랩스(Obol Labs)가 공동으로 「한국 이더리움 생태계의 현재와 진화 : (Ethereum on the Ground)」 리포트를 발표했다.
양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높은 가상자산 보유율을 자랑하는 한국 시장이 2026년 본격적인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의 ‘개인 중심 투기 시장’이 ‘기관 주도 금융 시장’으로 체질 개선되는 질적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인프라는 빈약”… 기형적 시장 구조의 한계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성인 인구의 약 25%가 디지털 자산을 보유할 만큼 뜨거운 시장이지만, 대다수 사용자가 업비트·빗썸 등 중앙화 거래소(CEX) 내 단기 매매에만 집중하는 ‘인프라 불균형’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과 분리된 채 국내에서만 유동성이 맴도는 ‘고립된 생태계’가 형성되었으며, 이더리움의 본질적 가치인 온체인 활동이나 디파이(DeFi) 활용보다는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 차익 실현에 치중하는 등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성격을 띠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 2026년, 규제 빗장 풀리며 ‘기관의 시간’이 온다
보고서는 2025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26년이 이러한 시장 판도를 뒤집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가상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논의 구체화 ▲법인 실명계좌 단계적 발급 허용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의 벤처기업 제한 업종 해제 등 일련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그간 진입이 막혀 있던 기업과 기관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가격 등락에 일희일비하던 시장이 기업의 디지털 자산 재무(DAT) 관리, 스테이블코인, 현물 ETF와 같은 전문적인 금융 상품을 다루는 제도권 산업으로 진화하는 변곡점에 섰음을 시사한다.
■ 핵심은 ‘안전장치’… “검증·보관 기술이 시장 주도권 쥘 것”
보고서는 기관 자금의 유입이 필연적으로 ‘인프라의 고도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은 거래소 계정만 있으면 되지만, 거액을 운용하는 기관은 자산의 도난·횡령을 방지하는 커스터디뿐만 아니라, 운영 미숙이나 서버 오류로 인한 자산 손실(슬래싱)을 막고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전문 밸리데이터(검증)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의 주도권은 단일 실패 지점을 제거하여 네트워크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력과, 제도권 규제를 준수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갖춘 전문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환기에서 오볼의 크리스찬(Christian) 콘텐츠·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이더리움은 이미 단순한 매매 대상을 넘어, ETF 승인 등을 통해 주식이나 채권 같은 하나의 ‘기관 자산(Institutional Asset)’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 환경이 재정비되는 한국 시장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관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안전한 스테이킹 및 검증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라며, “오볼은 DSRV와 협력하여 한국 기관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단단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DSRV 최형규 리서치 센터장은 “지금까지 한국 시장은 ‘김치 프리미엄’으로 대변되는 리테일 시장이 주도해 왔으나, 이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기술적 기반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며 “법인 계좌 허용과 인프라 구축이 맞물리는 2026년은 한국이 글로벌 이더리움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