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고액자산가들이 주식과 금에서 벗어나 암호화폐로 자산을 옮기고 있다. 최근 인도 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비트코인(BTC) 중심의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가족 단위 자산관리사(Family office)와 기관투자자들의 활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적인 인도 투자자들도 이제는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글로벌 시장에 불고 있는 낙관론이 심리를 자극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12개월 기준으로 9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가격은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를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의 금,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 대비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이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자산가들은 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등 블루칩 코인에 집중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솔라나(SOL), XRP 등도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며 범위를 확장하는 추세다. 코인스위치(CoinSwitch) 공동 창업자 아시시 싱할은 "투자자들의 질문이 '왜 암호화폐인가?'에서 '얼마나, 어디에 투자할까?'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뚜렷한 심리적 전환이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Mudrex 등 거래소는 최근 1주일 만에 고액자산가 대상 거래량이 30% 증가, 약 1,000만 달러(약 139억 원)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CoinDCX의 경우 HNI(High Net-worth Individual, 고액자산가)들의 평균 거래 규모가 7월 한 달 동안 25~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동안 CoinDCX 전체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약 3,500여 명의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가 차지했다. 이들의 월간 평균 현물 거래 금액도 50만 루피(약 870만 원)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 실질적인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주체는 개미 투자자들이다. CoinSwitch는 일일 거래량이 3배 증가했고, CoinDCX는 7월 하루 평균 거래액이 1,282만 달러(약 178억 원)로 40% 급증했다. Mudrex에서는 현물 거래가 1주일 사이 102%, 선물거래는 무려 200%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거래의 50% 이상은 도지코인(DOGE), 페페(PEPE), 시바이누(SHIB) 등 밈코인에서 발생했으며, 나머지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XRP가 차지했다. ZebPay의 경우 전체 거래 비중의 60%가 매수 쪽에 집중되며 역시 강세장을 반영했다.
하지만 높은 세율과 불명확한 규제 환경은 여전히 주요 걸림돌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세금과 정책이 보다 명확해지면, 개인 투자자 유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7월 10일부터 15일 사이 비트코인의 가격이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를 돌파한 직후, 인도 시장에서는 단 1주일 만에 1억 5,000만~2억 달러(약 2,085억 원~2,78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새롭게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시세가 최대 18만 5,000달러(약 2억 5,715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는 인도 개인 및 기관 투자자 모두에게 암호화폐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