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비트와이즈 ETF 승인 후 즉각 중단…암호화폐 업계 혼란 확대

손정환 기자

2025.07.24 (목) 05:40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와이즈의 현물 기반 ETF 승인을 승인 직후 중단해, 업계의 불신과 정책 일관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그레이스케일 사례에 이어 두 번째 번복 사례로 비판이 제기됐다.

SEC, 비트와이즈 ETF 승인 후 즉각 중단…암호화폐 업계 혼란 확대 / TokenPost.ai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와이즈(Bitwise)의 암호화폐 지수 펀드 전환을 승인했다가 갑작스럽게 중단시키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로써 SEC는 이달 들어 두 번째로 암호화폐 기반 ETF 승인을 번복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응 방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SEC는 7월 22일 비트와이즈의 ‘비트와이즈 10 크립토 인덱스 펀드’(BITW)를 현물 기반 ETF로 전환하는 안건을 ‘신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했으나, 곧바로 규정 제431조에 따라 자체 일정 재검토를 이유로 효력을 중단시켰다. 해당 조항은 위원회가 위임된 결정을 임의로 검토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자동으로 해당 결정의 효력이 일시 중단된다. 특히 이 절차에 명시된 데드라인은 없어, 승인 여부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앞서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혼합 암호화폐 ETF 승인 번복에 이어 연속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당시에도 SEC는 ‘거래·시장 부서’에서 허가된 상장을 위원회 차원에서 차단한 바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정책 변동은 업계의 신뢰도를 크게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는 “이 같은 방식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두 사례 모두 당장 전환·상장 허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SEC의 이번 태도는 너무도 비정상적”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비트와이즈의 ETF는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에 ‘신탁 유닛’ 형태로 상장될 예정이었으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체인링크(LINK), 수이(SUI), 아발란체(AVAX), 폴카닷(DOT), 라이트코인(LTC) 등 주요 코인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장외시장(OTC)에서만 거래 가능하다.

이번 논란에 대해 반 뷰런 캐피털(Van Buren Capital)의 스콧 존슨(Scott Johnsson) 파트너는 “SEC가 처음부터 반대 입장을 가진 커미셔너 캐롤라인 크렌쇼의 거부권을 고려한 후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내부 정치적 셈법 가능성을 제기했다. 블룸버그의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 역시 SEC가 2025년 10월 초 마감될 상장 기준 마련을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비트와이즈는 현재 12개의 암호화폐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운용 자산 규모는 약 57억 9,000만 달러(약 8조 397억 원)에 달한다. 그중 주력 상품은 현물 비트코인 ETF로, 약 47억 9,000만 달러(약 6조 6,431억 원)가 몰려 있고, 이더리움 기반 상품도 약 4억 3,100만 달러(약 5,991억 원)를 운용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속 사태를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SEC의 정책적 방향 전환 또는 정치적 변수에 따른 판단 지연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모호한 운영은 미국 내 암호화폐 ETF 활성화에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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