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2만 달러 재돌파를 시도하던 중, 대형 채굴자들의 대규모 매도로 인해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암르 타하(Amr Taha) 애널리스트는 지난 25일 하루 동안 약 1만 8,000 BTC(약 3조 1,320억 원)가 바이낸스 거래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몇 달간 가장 큰 규모의 채굴자 예치 물량이다.
비트코인은 7월 들어 12만 달러에 근접하며 장기 강세장을 예고했지만, 이번 물량 출회는 수익 실현과 유동성 불안에 대한 신호로 해석되며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같은 날 바이낸스에서 6억 5,000만 달러(약 9,035억 원) 규모의 USDC가 빠져나간 점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실었다.
타하는 “채굴자들이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보유량을 그대로 유지하며 상승 여력을 기대했지만, 7월 랠리로 인해 미실현 수익이 충분해지면서 일부 물량을 시장에 쏟아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력 비용 상승과 채굴 난이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채굴자 간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과거 사례에照하면, 이처럼 급격한 거래소 유입은 단기 조정이나 박스권 장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타하는 이러한 대규모 움직임이 “국지적 가격 하락이 뒤따를 수 있는 전조”라고 덧붙였다.
눈여겨볼 점은 이날 바이낸스의 USDC 순유출 규모가 최근 두 달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분석가들은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거래소 자산을 콜드월렛이나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시키는 흐름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단기 매수세 위축과도 직결돼, 비트코인의 단기 가격 방어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유동성 변화에 대응하려는 듯, 바이낸스는 최근 사용자가 할인된 가격으로 암호화폐를 매입할 수 있는 기능 ‘디스카운트 바이(Binance Discount Buy)’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를 통해 조정 시 저가 매수 유도 효과를 기대하는 셈이다.
30일 기준 비트코인은 11만 7,981달러(약 1억 6,428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일간 0.7%, 주간 0.6% 하락 중이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여전히 8.8%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하락 전환으로 보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3월 이후 주소당 100~1,000 BTC를 보유한 채굴자 계정들이 총 6만 5,000 BTC(약 1조 1,310억 원)를 추가 축적하며 보유량을 2024년 11월 이래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태다. 이는 장기 투자 심리가 여전히 강건하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이 11만 5,000달러 지지선을 방어할 경우, 시장은 12만 달러 재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상단 저항을 넘어설 경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시험하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게 주요 분석가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