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미국 재무부 채권 보유 규모에서 한국을 제치고 전 세계 18위에 올라섰다. 테더는 2025년 2분기 실사 보고서를 통해, 미국 국채 보유액이 총 1,270억 달러(약 176조 3,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대비 70억 달러(약 9조 7,300억 원)가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테더는 미국 국채에 직접적으로 1,055억 달러(약 146조 6,000억 원)를 투자하고 있으며, 나머지 213억 달러(약 29조 6,000억 원)는 간접적으로 운용 중이다. 이로써 테더는 지난 5월 19일 독일을 제치고 19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보다 많은 미 국채를 보유한 18번째 주체가 되었다.
미 재무부 국제자본통계(TIC)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1,242억 달러(약 172조 6,000억 원)로, 테더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테더가 다음으로 따라잡을 대상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 나라는 1,277억 달러(약 177조 5,000억 원)를 보유 중이다. 양국 간 격차는 7억 달러(약 9,700억 원)에 불과해 테더가 순위상으로 더 올라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자산 보유 확대를 넘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요 채권 보유 주체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테더는 자산 투명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담보 자산 대부분을 미 재무부 채권으로 구성해왔다. 이에 따라 안정성과 동시에 막대한 이자 수익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테더의 입지가 커지면서, 규제 당국도 이 같은 암호화폐 기업의 전통 금융시장 진입 행보에 주목할 가능성이 한다. 테더는 이번 분기에 49억 달러(약 6조 8,1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높은 보유액 덕분에 실현된 한 시즌 최대 규모 수익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