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선물 미결제약정 사상 최고… '12조 원 돌파'

이더리움(ETH) 선물 시장이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 시장에서 이더리움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사상 최고치인 87억 달러(약 12조 930억 원)까지 치솟으며, 2021년 대세 상승장 당시보다 3.5배 가까이 많은 투기적 자금이 쌓였다. 이 같은 수치는 현재 가격 수준이 과거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미결제약정 급증은 이더리움 투자자들 사이에서 레버리지 활용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투기 포지션이 쌓이는 와중에도 펀딩 비율은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시장이 특정 방향(롱 또는 숏)에 과도하게 기울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뚜렷한 방향성 없이 미결제약정이 증가하는 상황은 당장 청산 리스크 없이 추가 포지션 유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낙관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더리움 가격이 향후 급등할 여지를 남겨둔 ‘건강한 상승 구조’로 평가한다.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 수요는 선물 시장 외에도 현물 투자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자산 펀드 흐름을 추적하는 코인쉐어스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이더리움은 1억 3,300만 달러(약 1,849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15주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디지털 자산에서 순유출이 발생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특히 비트코인이 4억 400만 달러(약 5,615억 원) 규모로 빠져나간 점을 감안하면, 이더리움의 견조한 흐름이 더욱 부각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기조와 강한 경제지표가 투자 심리를 단기적으로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조정은 단기 차익실현에 가까우며, 이더리움과 솔라나(SOL), XRP 등 일부 알트코인은 여전히 수급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시장 내 레버리지 포지션이 조용히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더리움은 단기간 내 급속한 가격 움직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한 추세 연장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