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네트워크 수수료 체계의 전면 개편안을 제안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제안은 수수료 가격이 연일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인 가운데, 장기적인 확장성과 인터넷 자산 경제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부테린과 연구원 안데르스 엘로손(Anders Elowsson)이 제안한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다차원 수수료 시장’ 구축이다. 사용자가 트랜잭션을 전송할 때 네트워크의 각 자원(연산, 저장, 데이터 등)에 대해 별도 수수료 상한값을 개별 설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단일 상한값(max_fee)’으로 모든 자원에 대한 수수료 계산을 통합하는 것이 골자다. 이 방식은 수수료 활용을 동적으로 재배치해 자원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만든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트래픽이 줄어든 최근, 가스비는 1 Gwei 아래로 장기간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저수요 상황은 기존 수수료 구조의 한계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동적·유연한 수수료 체계 필요성이 부상한 것이다. 제안서에 따르면, 네트워크는 단일 수수료 갱신 메커니즘, 일반화된 기준 가격책정 방식, 유지 가능한 비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가스 보정 체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이더리움은 일반 트랜잭션 가스를 담당하는 EIP-1559와 ‘블롭(blob)’ 데이터를 처리하는 EIP-4844 기반의 수수료 체계를 병행 적용 중이다. 부테린은 이번 다차원 수수료 모델을 통해 이 두 체계를 통합하고, 향후 점점 더 다양해질 네트워크 자원 활용에 일관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1단계 적용은 트랜잭션 전파 속도에 큰 영향을 주는 calldata 항목에서 시작된다. 이후 EVM 환경 내 다른 자원들로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며, 기존 사용자 경험을 크게 해치지 않기 위해 하위 호환성(backward compatibility)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점진적 도입이 이뤄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제안이 궁극적으로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강화하고, 사용자들이 예측 가능한 수수료 구조 아래에서 더욱 안정적인 트랜잭션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시적인 네트워크 혼잡이 발생하더라도, 자원 간 수수료 조정을 통해 가격 급변을 피할 수 있는 구조는 네트워크 효율성과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