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기관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최근 분기 실적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수익 다변화 및 거래소 지형 재편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으며, 거래량 감소와 시장 집중도가 코인베이스의 수익 구조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인베이스는 2025년 2분기 매출 1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증가했지만, 월가 예상치인 15억 9천만 달러에는 미달했다. 매출 부진과 함께 COIN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연초 대비 22%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S&P 500의 6.3%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지난해 세계 최대 주가지수에 편입된 것은 시장 내 코인베이스의 위상을 반영한다.
카이코 리서치에 따르면, 거래량 감소는 매출 부진의 핵심 요인이다. 코인베이스의 2분기 월간 거래량은 4월 890억 달러에서 6월 570억 달러 아래로 감소했으며, 이는 비트코인(BTC)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시기임에도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BTC의 30일 실현 변동성이 분기 내내 낮아지는 등 시장 전반의 활력이 줄어든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6월 초 이더리움(ETH)의 변동성은 일시적으로 100%까지 상승했으나, 거래량 측면에서는 반사 효과가 미미했다.
여기에 ETH의 시장 내 존재감 저하도 드러났다. 코인베이스에서 ETH의 거래 비중은 지난 분기 전체의 15%에 불과했으며, 이는 펙트라(Pectra) 업그레이드 발표 직후 단기 랠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관심이 다른 자산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리플(XRP)과 솔라나(SOL)가 일시적으로 ETH와 유사한 매출 기여도를 보이며 거래소 수익 구조의 불안정성을 노출했다. 이와 관련해 카이코는 “ETH가 이번 상승장에서도 2021년의 최고가(4,8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한 점이 투자자 외면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2분기 동안 총 21개의 신규 암호화폐가 상장됐으며, 일부 신규 자산은 밈코인 중심으로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파트코인(Fartcoin)’은 300만 건 이상의 거래를 기록하며 소매 트레이더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규모 자산은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거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코인베이스는 디파이(DeFi)와 자체 무기한 선물 시장 구축, 그리고 주식의 토큰화 분야로의 확장을 모색 중이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최근 애널리스트 라운드테이블에서 “주식 거래 시장의 3%만 확보하더라도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규모의 두 배 이상 시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토큰화 사업의 가능성을 밝혔다. 이어 무기한 선물 상품이 현물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하며, 주요 경쟁사인 바이낸스, OKX, 바이비트 등을 겨냥한 반격 전략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해당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코인베이스의 일부 토큰화 자산은 활성도가 낮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원의 즉각적 성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카이코 리서치는 “코인베이스의 ‘모든 것을 다루는 거래소’ 전략은 현물 거래 의존성 극복을 위한 장기적 청사진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제약이 적지 않다”고 평가하며 신중한 낙관론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 이런 수익 구조 전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시장 상황, 규제 환경, 사용자 수요 등 다중 변수에 달려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코인베이스의 전략은 현재보다 미래를 보는 장기적 배팅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