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가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발언에 반응하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영국 코미디 '몬티 파이썬의 날아다니는 서커스'의 한 장면을 인용해 이번 소송 종료에 대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리플과의 오랜 법적 분쟁을 사실상 정리한 SEC의 공식 언급 이후 나온 게시물이다.
슈워츠는 “정말 멋진 날(A simply super day)”이라는 글귀와 함께, 테니스 중 사고를 계기로 난투극으로 번지는 몬티 파이썬의 유명 장면을 담은 GIF를 게시했다. 이는 오히려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반어적으로 풍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참조한 장면은 ‘샐러드 데이즈’라는 에피소드로, 겉보기에 평화롭고 기분 좋은 하루가 예기치 못한 충돌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발언은 지난주 SEC가 리플과의 소송을 공식적으로 마무리 지은 뒤 나왔다. 폴 앳킨스(Paul Atkins) SEC 위원장은 XRP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마련해갈 수 있게 됐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고, 리플 수석 법률책임자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는 "미국이 명확한 규제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 달리 XRP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 반응은 시큰둥한 모양새다. 일부 투자자들은 “가격이 이렇게 떨어졌다면 정말 논리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XRP는 최근 하루 동안 4%가량 하락하며 주요 알트코인 중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한편, 리플이 최근 해제한 10억 XRP에 대한 해프닝이 해소된 데 이어 법적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XRP는 일시적으로 3.15달러(약 4,379원)까지 올라가는 등 랠리를 펼쳤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투자심리가 즉각 반영되지 않으면서, 긍정적 재료에 비해 시장 반응이 미약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규제 리스크가 명확히 제거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여전히 XRP의 내재 가치나 향후 활용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SEC의 태도 변화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XRP 가격이 언제 다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