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북한 해커들의 원격직 위장 지원 시도로 인해 또다시 보안 위협에 직면했다. 세계 거래량 기준 3위에 해당하는 이 거래소는, 전 세계 원격근무 정책을 악용하려는 북한 해커들이 민감한 시스템 침투를 노리고 있다는 경고를 받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특히 북한의 IT 인력들이 가짜 신분과 경력으로 코인베이스 채용 과정에 접근하면서, 미국 외 지역에서 원격근무하는 인력들 사이에 보안 취약점이 노출될 소지가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내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그는 직원 보안 교육과 관련해 “미국 현지에서 대면 교육을 필수화하고, 주요 시스템에 접근하는 직원은 미국 시민권 보유와 지문 등록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직 침투를 노리는 외국 정부 배후 해커들에 보다 강력히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암스트롱은 최근 출연한 'Cheeky Pint' 팟캐스트에서 “북한은 암호화폐 탈취에 매우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당국과 협조할 수는 있지만, 매 분기마다 그들 학교에서 쏟아지는 500명 규모의 사이버 인력들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발적이 아니라, 가족이 위협받고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해킹에 가담한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북한 정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체계적인 해킹 조직을 통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해왔다. 트래블룰 도입 이후 주요 글로벌 거래소들은 실명 인증과 IP 모니터링 등으로 북한 연계 활동 차단에 나섰지만, 위장 채용은 여전히 보안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코인베이스의 이번 대응은 향후 글로벌 거래 플랫폼들이 어떤 방식의 보안 강화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산업 자체가 점점 더 국가 안보 사안으로 다뤄지는 가운데, 대형 거래소들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