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업비트에서 대규모 리플(XRP) 물량이 이동하며 국내 암호화폐 커뮤니티를 흔들었다. 이번 전송 규모는 XRP 2,300만 개, 추정 시세는 약 9,559만 달러(약 1,328억 원)에 이르며, 이 전송이 알려지자 리플 가격은 24시간 내 하락세를 보였다.
블록체인 트랜잭션 추적 서비스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이번 XRP는 업비트에서 익명의 지갑으로 이동한 것이 포착되면서, 일각에선 XRP 고래가 하락장에서 매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시 리플 가격은 3달러 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으며, 트레이더들 사이에선 기회 매수 구간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사건의 실상은 단순한 외부 전송이 아니라 내부 지갑 간 자산 재배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리플 블록체인 탐색기 XRP스캔(XRPScan)에 따르면, 실제 해당 지갑에 들어간 XRP는 곧바로 다시 세 개의 지갑으로 나뉘어 전송됐고, 이들 역시 업비트 소유의 지갑으로 분류됐다. 결국 이 거래는 업비트 내부 구조 조정의 일환이었고, 외부 유출이나 대형 매도세와는 무관했음이 드러났다.
이번 해프닝은 대형 거래소의 대규모 코인 이동이 투자 심리에 얼마나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 해당 트랜잭션이 블록체인에 기록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시장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고, 이는 가격 변동성에도 영향을 줬다.
리플(XRP)은 지난 몇 달간 ETF 출시 기대감, 암호화폐 규제 완화 가능성 등 여러 재료를 바탕으로 입지를 굳혀왔지만, 이번 사례처럼 거래소 내 단순 이체도 시장 혼란을 유발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온체인 데이터 해석 시 출처와 맥락 확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앞으로 더 정제된 정보 해석 역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