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美 CPI 상승에 하락 압력…인플레 우려에 투자심리 위축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비트코인(BTC) 가격에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 7일간 약 3.8% 상승세를 보이며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를 넘었던 비트코인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소식이 전해지며 반등 흐름을 되돌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CPI는 전월 대비 상승폭이 2.7%에서 2.9%로 확대되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더욱 인상하거나 고금리를 장기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이러한 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는 "비트코인이 11만 4,000달러를 넘어섰던 것은 잠시이며, CPI 상승이 투자 메커니즘을 다시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스닥 선물지수와 S&P500 선물지수는 다소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보다 직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같은 시점 주식 시장은 비교적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비트코인은 약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보도 시점 기준 비트코인은 약 11만 4,439달러(약 1억 5,895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날 대비 가격은 소폭 상승했지만 일 거래량은 12.35% 감소한 약 479억 4,000만 달러(약 66조 5,666억 원)를 기록 중이다. 이는 투자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한편, 암호화폐 투자자 및 전 월스트리트 퀀트인 프레드 크루거(Fred Krueger)의 발언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미국 정부가 관세 수입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할 경우 가격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매달 약 500억 달러(약 69조 5,000억 원)의 관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최대 40만 BTC를 매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보다 수요가 앞서며 비트코인의 가격에 강력한 상승 압력을 제공할 수 있다.

결국 비트코인의 단기 향방은 인플레이션 지표와 금리 정책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부의 암호화폐 자산 매입 같은 파격적인 정책이 실제 적용될 경우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정책 변화와 거시경제 지표 모두 주의 깊게 주시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