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디지털 금융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네이버는 핀테크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흡수할 계획이다.

이번 편입 절차는 포괄적 주식 교환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며, 양사는 조만간 각각의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 두나무는 현재 글로벌 4위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파이낸셜은 연간 80조 원에 달하는 결제 규모를 바탕으로 국내 fintech(핀테크) 시장에서 탄탄한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두 기업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시킨 변동성 낮은 디지털 자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결제의 안정성과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현재 국내에서도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규제 정비와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선제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와 두나무, 그리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이와 더불어 대규모 기술 투자도 준비 중이다. 특히 핀테크,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미래 기술 기반 분야의 스타트업에 향후 10년간 수십조 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어, 국내 기술 기업의 글로벌 확장 전략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들이 계획 중인 원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력과 네이버의 간편결제 플랫폼 ‘네이버페이’의 이용자 기반이 결합하는 형태로 구현될 전망이다. 네이버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이미 견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자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실물 결제에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확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스테이블 코인 사업이 제도화될 경우, 2030년까지 연 3천억 원 수준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는 실용적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조성될 경우, 국내외에서 새로운 결제 혁신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내 디지털 금융·블록체인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기업이 직접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금융당국과 전통 금융권 역시 제도 정비와 대응 전략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