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장중 온스당 4,000달러(약 5,560만 원)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위협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BTC)은 아직 금에 비해 상승 폭은 작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강세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화요일 새벽,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000달러(약 5,560만 원)를 터치했고, 현물 가격 역시 3,976달러(약 5,532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과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온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이는 미국 연준의 현재 정책이 잘못됐다는 경고 신호"라며, 금리 인상이라는 반전을 촉구했다.
금은 올해 들어 지정학적 긴장 고조, 관세 전쟁,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확대, 법정화폐의 가치 하락 등 다양한 요인에 힘입어 50% 이상 상승했다. 이에 비해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약 33.5% 오르는 데 그쳤지만, 금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운다.
암호화폐 운용사 아폴로캐피털(Apollo Capital)의 헨릭 앤더슨(Henrik Andersson)은 "금의 사상 최고치는 투자자들이 희소 자산을 찾고 있음을 반증한다"며, "앞으로는 비트코인이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크틱디지털(Arctic Digital)의 저스틴 디아네산(Justin d’Anethan) 역시 “금 4,000달러 돌파는 BTC에게도 동일한 랠리를 예고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두 자산이 동시에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 달러 신뢰 약화, 글로벌 헤지 수요 증대 등 공통된 거시 변수가 금과 비트코인 모두를 움직이고 있으며,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되고 희소성이 더 강하며 미래 지향적인 특성 덕분에 더 큰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이 금과 글로벌 M2 통화 공급량에 비해 다소 뒤처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분석가 제임스 불(James Bull)은 "BTC는 금에 비해 조정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더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 역시, "통계적으로 BTC는 금의 흐름을 약 8주 간격으로 따라간다"며, "연말에는 큰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비트코인은 다시금 금과 가격 상관관계를 회복하고 있다. 지난주, 비트코인은 장중 126,000달러(약 1억 7,514만 원)를 넘어 자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금과 나란히 새로운 상승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긴장 상황하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의 가치를 다시 입증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