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DOGE)의 공동 창립자인 빌리 마커스(Billy Markus)가 최근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급락세 속에서 유쾌한 농담으로 시장 분위기를 남다르게 포착했다. 트위터에서 ‘시바토시 나카모토(Shibetoshi Nakamoto)’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마커스는 “암호화폐는 오르기만 해야지 내려가면 안 된다”는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발언은 시장이 가진 극심한 변동성과 투자자들이 내심 바라는 바를 위트 있게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커스의 트윗은 단순한 농담처럼 보이지만, 그 타이밍은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뼈아픈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 24시간 동안 전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약 5억 6,351만 달러(약 7,841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가운데 약 3억 6,353만 달러(약 5,058억 원)는 롱 포지션이었다. 이는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하락세에 큰 손실을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급락의 직접 원인은 비트코인이 12만 6,000달러 선을 돌파하려던 시도에서 실패하며 시작된 유동성 청산 흐름이었다. 지나치게 많은 롱 포지션이 쌓이자, 시장은 결국 하방 압력에 무너지며 대규모 청산 사태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숫자는 오르기만 한다’는 암호화폐 업계 특유의 밈 문화는 다시 한 번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커스의 발언은 오히려 많은 트레이더들의 공감을 얻었다. 반복되는 폭락과 반등 속에서도 여전히 ‘무한 상승’이라는 환상을 품는 이들에게, 그의 농담은 냉소적이면서도 진실을 짚어주는 메시지였다. 기술적 분석보다 유머가 더 큰 울림을 주는 시장, 그것이 암호화폐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도지코인을 시작으로 밈 코인이 단순한 유희를 넘어 시장 정서와 투자자의 심리를 투영하는 거울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마커스의 이번 발언은 유의미하다. 수익을 쫓는 광풍 속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는 그의 한마디는 시장이 여전히 인간적인 감정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