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DOGE) 공동 창립자 빌리 마커스(Billy Markus)가 최근 암호화폐 시장 급락 사태와 맞물린 ‘업토버(Uptober)’ 열풍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했다. 전통적으로 10월은 암호화폐 강세장이 자주 발생했던 시기로, 커뮤니티는 이를 ‘업토버’로 칭하며 상승 기대감을 키워왔다. 그러나 이번 급락은 그런 낙관론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마커스는 “업토버를 떠들던 사람은 뺨을 맞아야 한다”는 극단적 표현까지 써가며, 맹목적인 기대감과 지나친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붕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X)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히며, 최근 일어난 시가총액 2천 2,400억 원(약 16조 원) 규모의 폭락 사태를 ‘역사상 가장 큰 청산 사태 중 하나’로 묘사했다.
이번 급락을 촉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새로운 중국산 수입품 100% 관세와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 발표였다. 해당 정책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고, 암호화폐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비트코인(BTC)은 주초 12만 5,000달러(약 1억 7,375만 원) 고점을 기록한 뒤 12% 넘게 하락하며 11만 3,000달러(약 1억 5,707만 원) 선까지 급락했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2천 6백 4십억 원(약 19조 원)에 달하는 레버리지 거래가 청산됐고, 이 중 1천 390억 원(약 7조 원)은 단 한 시간 만에 사라졌다. 전체적으로 160만 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은 오히려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며 “비트코인은 관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투자자 앤서니 팜플리아노(Anthony Pompliano) 역시 “지난 48시간 동안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며 “이번 급락은 오히려 불필요한 레버리지를 제거한 건강한 조정”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암호화폐 분석가 미카엘 반 드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이번 급락이 알트코인과 비트코인의 ‘진짜 바닥’일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또 다른 비트코인 옹호자 제임스 E. 손(Thorne)은 “역대급 청산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를 지켰다”며, 시장 구조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한편 도지코인(DOGE)은 이번 조정장 속에서 하루 만에 26% 급락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대형 암호화폐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낙폭으로, 일반 투자자 중심 거래소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도지코인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유명 트레이더 칼레오(Kaleo)는 과거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을 기반으로 DOGE가 현재 사이클에서 최대 6.942달러(약 9,653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이는 비트코인이 50만 달러(약 6억 9,500만 원)를 돌파하고 도지코인이 시총의 10%를 점유하는 극단적 가정이지만, 지난 강세장에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사태는 업토버라는 기대감이 언제든 시장에서 상반된 현실로 반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동시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자산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확인시키며, 향후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