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주요 알트코인 전반에 걸쳐 반등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XRP가 가격 측면에서 긍정적인 전환을 시도했지만, 파생상품 시장의 핵심 지표인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오히려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여전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18일(현지시간) 기준, XRP는 24시간 만에 5.72% 상승하며 오랜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듯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XRP 미결제약정은 5.26% 하락한 약 35억 달러(약 4조 8,650억 원)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오히려 기대와 상반된 결과다.
XRP는 지난 며칠간 1달러 선을 반복적으로 테스트하며 조정 국면을 거쳐왔으나, 이날의 반등으로 일간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가격 회복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포지션 청산이 이어지며, 강한 매수세가 여전히 부재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XRP 가격이 상방을 시도하는 건 지난 10월 10일 급락 이후 처음 있는 유의미한 반등이다. 이 움직임은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의 관심을 다시 끌고 있으나, 실제 거래소 내 선물 포지션에서는 확신 없는 흐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현재 선물 및 무기한 계약에 묶인 XRP 규모는 약 14억 9,000만 개로, 이는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결제약정의 변화를 통해 시장의 투기 성향이나 방향성을 예측한다. 이 지표가 감소한다는 것은 거래자가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새로운 진입을 기피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는 XRP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낮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일부 분석가는 이 같은 변화를 ‘투기 수요의 감소’라고 진단하며, 단기 반등이 곧바로 지속적인 상승으로 전환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XRP는 오랜 법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며 꾸준히 회복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가격 반등이 투자 심리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파생상품 시장의 차가운 반응은 현 시점에서 풀린 매도 압력보다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