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크란츠(Jeremy Kranz) 센티널 글로벌(Sentinel Global) 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는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동일한 위험을 내포하면서, 이와는 또 다른 고유한 위험성까지 내장돼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크란츠는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중앙 비즈니스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usiness Digital Currency)’라고 부르며, 이들이 감시, 백도어, 프로그래머블 기능, 자금 통제 등 기존 CBDC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앙 비즈니스 디지털화폐’는 실질적으로 본질적 차이가 없습니다. 만약 JP모건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패트리어트법(Patriot Act) 같은 규제를 통해 통제한다면, 그들은 당신의 자산을 동결시키거나 은행 계좌 접근 자체를 막는 일도 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는 특히 민간 기업에 의해 발행되고 통제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법적·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다. 이 같은 자산은 명백히 중앙화된 성격을 지니며,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 존재하더라도 궁극적인 통제력은 발행 주체가 쥐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주도 디지털화폐에 대한 논의는 최근 미국 대선 국면에서도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은행 디지털통화 발행 반대를 거듭 천명하며, 이와 유사한 민간형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메사리(Messar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4년 6월 현재 1600억 달러(약 222조 4,000억 원)를 돌파했다. 이 중 테더(USDT)와 USDC가 전체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만큼, 발행 주체와 규제 프레임에 대한 정밀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