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기술기업 네이버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합병을 추진하면서, 국내 정보통신 산업과 금융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오는 11월 27일 공식적으로 합병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하루 전인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며, 이 결정이 내려지면 다음 날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발표 자리는 기자회견 혹은 간담회 형식을 놓고 검토 중이며, 양사 최고경영자들이 모두 참석해 직접 발표하며 질의응답을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직접 나서는 만큼, 발표 시점의 상징성과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합병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사회 결의를 넘어,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통과해야 한다. 현행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되고, 네이버는 두나무의 지배구조상 손자회사로 관계를 맺게 된다.
주식 교환 방식은 업계에서 1대 3 비율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 주주가 되고, 네이버는 2대 주주로 남게 되는 구조다. 이는 전통적인 IT와 신흥 블록체인 산업 간의 결합이라는 상징성을 넘어선, 경영권 주도권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합병은 네이버의 금융·핀테크 영역 확대 전략과 두나무의 플랫폼 확장을 위한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금융 데이터와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고, 두나무는 기존 플랫폼 외연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얻게 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국내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구조적 재편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 기업의 결합은 기존 은행 기반의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전통 금융, 핀테크, 가상자산 생태계 간 경계가 더 모호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